‘납품업자 등골 브레이커’ GS리테일, 역대 최대 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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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1-04-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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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당한 경제적 이익 수취, 납품업자 종업원 부당 사용

  • 공정위 "대규모유통업법 금지 행위 다수 적발"...54억 과징금 부과

[사진=GS슈퍼마켓 제공]

GS리테일이 기업형 슈퍼마켓 업계 중 역대 최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납품업체에 할 수 있는 대부분의 법 위반을 저질렀다. '갑질 종합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형 슈퍼마켓인 GS슈퍼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53억9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Super Supermarket)은 대규모 유통업자가 체인점 방식으로 운영하는 형태로, 통상 대형마트보다는 작고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일반 슈퍼마켓보다는 규모가 크다. GS리테일은 국내 최초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2018년 12월 기준으로 전국에 30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GS리테일은 2016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한우납품업자로부터 매달 매입액의 5%를 발주장려금으로 가져갔다. 이렇게 수취한 금액은 38억8500만원에 달한다. 납품업자들은 그만큼 손해를 봤지만, 거래 관계 유지를 위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GS리테일은 또 2015년 5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점포를 새로 열거나 리뉴얼하면서 납품업체 직원 1073명을 파견 받아 자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했다. 46개 납품업자와 계약할 때 종업원 파견 조건을 약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반품도 제멋대로였다. GS리테일은 2016년 8월부터 2018년 4월에 128개 납품업자에게 총 113만1505개의 상품을 반품했다. 반품으로 인한 매입 금액은 56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32억원 규모의 140만6689개 상품은 납품업자의 '자발적인' 반품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아울러 판매장려금도 챙겼다. 물론 연간 거래 기본계약서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다. 146개 납품업자가 총 353억원을 뜯겼다.

판매장려금은 직매입 거래에서 납품업자가 대규모 유통업자에게 자신이 납품하는 상품의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 지급하는 경제적 이익이다. 매출 증가 가능성이 큰 자리에 상품을 진열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진열장려금', 대규모 유통업자의 판촉 노력을 통해 상품 판매액을 증가시켜 약정 목표에 도달했을 때 지급하는 '성과장려금' 등이 이에 속한다.

판매촉진비용은 납품업체 몫이었다. 2016년 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26개 축산 납품업자는 행사 명칭과 기간, 소요 비용 등에 대한 약정 없이 행사를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납품업자가 부담하지 않아도 될 판매촉진비용을 떠안아야 했다.

GS리테일은 납품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서를 바로 주지도 않았다.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87개 납품업자와 93건의 직매입거래 등의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형태 등 법정 약정사항이 명시되고 양 당사자가 서명 또는 기명날인한 계약 서면을 계약 시작일보다 최대 25일이 지나서 주기도 했다.

이에 공정위는 GS리테일에 향후 재발방지 명령과 납품업자에 법 위반 사실 통지명령을 내리고, 53억9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준헌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대규모 유통업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행위들을 다수 적발한 건"이라면서도 "법인 고발을 하지 않은 것은 대규모유통업법에서 형사벌을 규정하고 있는 행위 유형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이어 "공정위는 향후에도 GS리테일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납품업자와의 공정 거래를 위해 노력하는지를 점검해 동일한 법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GS리테일 측은 "파트너사와 물품 거래 계약 체결 시 법적 요건에 따른 절차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않도록 전자 계약을 통한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했다"면서 " 파트너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상생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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