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1000조 시대] 커지는 ‘유언대용신탁’ 활성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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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4-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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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각들은 국내 신탁 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유언대용신탁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2을 금융권에 따르면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이 생전에 수탁자인 은행, 증권사, 보험사, 신탁회사 등과 신탁 계약을 맺고 각종 재산의 소유권을 이전한 뒤 생전 및 사후 관리와 배분을 맡기는 것을 뜻한다. 해외 주요국에서는 주로 노후 설계시 사용된다.

주로 생전에는 고객 본인이 수익자로서 운용 수익을 누리다가 사망 이후 미리 정해놓은 비율 및 방식으로 신탁 재산 원본을 물려주게 된다. 고객이 사망하는 순간 유언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지게 되는 탓에 ‘유언대용신탁’으로 불린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2012년 치매노인 등의 재산을 후견인 대신 신탁을 통해 관리하는 후견제도지원 신탁을 시작으로 2013년 조부모가 손주의 교육자금을 신탁하면 세제혜택을 주는 교육자금증여신탁, 2015년 조부모가 자녀 결혼·출산·육아 자금을 신탁할 경우 세제혜택을 주는 결혼·육아지원신탁 등의 도입을 계기로 유언대용신탁 계약이 급증하는 추세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1년 신탁법 개정을 통해 유언대용신탁이 도입돼 영국, 미국, 일본 등 주요국 대비 역사가 짧다. 유언대용신탁이 도입된 지 10년이 채 안 된 탓에 11세기에 도입된 영국이나 18세기에 도입된 미국에 비해 관련 제도, 전문지식, 인지도 등 제반 여건이 부족한 실정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죽음을 염두에 두고 미리미리 준비하는 문화가 아직 정착하지 못한 데다, 금융서비스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어 유언대용신탁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언대용신탁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세제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언대용신탁은 세무, 회계, 법률,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이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 때문에 고객은 상당한 수준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세제 지원이 없이는 활성화되기 어렵다. 비슷한 이유로 일본 역시 두 차례에 걸친 세제 개편을 추진해 교육자금, 결혼, 육아 등을 위한 증여에 대해 일정금액 한도의 면세 혜택을 제공 중이다. 미국에서도 유언 검증을 위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유언대용신탁을 설정하는 시점의 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증여세를 부과하고 피상속인 사망 시점까지 납부를 유예하고 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우리도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국민들이 노후에도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세제 개편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서 선임 연구위원은 유언대용신탁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가들의 유언대용신탁 가입을 위해서는 신탁재산으로 취득된 주식에 대해 신탁업자의 의결권 제한(15%) 규제도 고려 대상이다.

서 선임 연구위원은 “유언대용신탁을 포함한 신탁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재신탁과 합동운용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수탁자는 다른 신탁업자에게 신탁을 할 수 없어 부동산 신탁, 농지 신탁 등 다양한 재산을 한 곳에 원스톱으로 맡길 수 없다. 이러한 고객의 접근성 저하는 신탁 수요의 감소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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