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중국의 ‘마윈 때리기’… 알리바바 벌금에 후판대 단속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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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4-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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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지난달 말부터 후판대 신입생 수업 중단

  • 마윈 이익 사업 외 활동에 단속 칼날

  • 알리바바 사업 제한 클 듯... 마윈 복귀도 불투명

 지난 1월 베이징 알라바바 그룹 사옥 앞의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를 향한 중국 당국의 칼끝이 매섭다. 하루가 멀다 하고 그와 관련된 단속이나 제제 등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그의 사업 외 적인 활동 마저 단속 대상에 오르면서 주목되고 있다. 

◆ “마윈 설립 후판대학은 현대판 ‘동림서원’”… 단속 나선 당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당국은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 설립한 후판대학의 경영대학원 신입생 수업을 중단시켰다. 소식통은 FT와의 인터뷰에서 “3월말부터 시작되는 이 수업이 중단됐으며, 신입생들은 언제 다시 시작될지 모르는 수업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후판대학은 마윈 전 회장이 수준 높은 경영자 양성을 위해 지난 2015년 설립한 일종의 경영스쿨이다. 마 전 회장이 10년을 투자해 중국의 ‘하버드대’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포부로 설립한 만큼 현재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영스쿨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또 후판대학은 마 회장이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은퇴하면서 공언한 교육을 통한 자선사업 중 하나로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보다는 교육자라는 그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한 인재 양성 기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제 후판대학을 통해 배출된 유명 기업인은 이미 여럿이다. 중국 인공지능(AI) 기술 업체인 커다쉰페이의 후위 창업자, 중국 대표 차량공유 업체의 디디추추싱의 류칭 창업자, 짧은 영상 공유 플랫폼 콰이서우의 쑤화 창업자 등 최근 중국을 대표할 만한 신생 기업들의 창업자들의 다수가 후판대를 졸업했다.

그런데 별안간 당국이 이 후판대의 수업을 중단시킨 건 마윈이 후판대학을 통해 공산당에 대항할 기업가들을 조직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FT에 “중국 고위관료들은 후판대학이 현대판 ‘동림서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동림서원은 17세기 명나라에 저항하는 세력의 중심지였다.

사실 중국은 마 전 회장이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의 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후 알리바바와 마 전 회장에 여러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조치가 더 주목되는 건 후판대는 마 전 회장의 이익과 관련된 사업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FT는 “중국 정부의 압박이 마윈의 사업을 넘어 그가 관여한 다른 영역까지 확대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의 미디어 영향력을 봉쇄하기 위해 알리바바가 소유한 신문·방송 관련 지분을 모두 매각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그만큼 마 전 회장의 사회적 영향력을 경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선 알리바바가 다시 과거처럼 자유로운 사업을 펼치긴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공산당이 마윈과 알리바바 제국의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이 알리바바에 대규모의 반독점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이게 끝이 아닐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시장감독총국은 알리바바에게 2019년 중국 내 매출의 4%인 182억2800위안(약 3조1000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중국이 반독점법 위반으로 부과하는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지금까지 당국이 반독점위법 위반으로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 최고액은 2015년 중국이 미국 퀄컴에 부과한 9억75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였다.

당국은 알리바바가 2015년 이후 자사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업체들에게 ‘양자 택일’을 강요하면서, 시장 역량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했다며 반독점 행위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이번 처벌은 이 조사에 따른 결과인 셈이다.

이외에도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도 집중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앤트그룹 상장을 전격 무산시킨데 이어 회사에 '본업'인 전자결제 서비스에 집중하고 핵심 수익창출원인 인터넷 소액 대출과 금융투자상품 판매에서 사실상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윈 전 회장의 복귀 가능성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마 전 회장은 한때 실종설이 제기될 만큼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1월 농촌지역 교사들을 만나는 화상 행사에 참석했다. 그러나 이후 3개월 간 다시 두문불출해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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