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서울 개장 한달…연 매출 1조원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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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4-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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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달 매출 1000억 돌파…보복 소비 등 영향

  • 업계, 매출 비중 마진 적은 비패션 집중 우려

  • '에루샤' 3대 명품 유치 못한 것도 약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의 야심작 '더현대서울'의 쾌속 질주를 두고 업계에서는 보복 소비를 기반으로 한 '반짝 효과'라는 말이 나온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이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개장한 더현대서울의 첫달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 개장일(2월 24일)부터 일주일간 매출은 372억원에 달했다. 이런 속도라면 연내 매출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요소들을 갖춰 일단 모객에는 성공했지만 소위 말하는 '오픈발'인지 아닌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은 수익구조가 마진이 남지 않는 비 패션에 쏠려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개점 초 LG·삼성 등 가전·리빙 할인 판매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근거로 제시했다. 가전은 한번 구매하면 오래 사용하기 때문에 가전을 구매한 고객을 지속 가능한 고객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더현대서울의 개점 첫달 매출 비중은 패션이 32%, 비 패션이 68%다. 사전 개장일인 2월 24일부터 3월 1일까지 6일간 약 372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약 212억원의 매출이 가전과 리빙 매장이 있는 4·5층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4개 층에 걸쳐 조성된 명품·패션·잡화 매장의 합산 매출은 100억원에 못 미쳤다.

특히, 가전 가운데서도 LG전자 매장의 매출이 두드러졌다. 더현대서울 사전 개장일인 24일에는 LG베스트샵이 전체 600여개 브랜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일매출의 30%에 육박하는 비중이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싸움으로 비롯된 결과다. 여의도에는 LG전자 본사가, 광교엔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데 지난해 개점한 갤러리아 광교점에서 삼성디지털프라자가 압도적인 매출을 올리자 이를 의식한 LG전자에서 더현대서울 LG베스트샵에 프로모션 비율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 할인 적용도 타 지점과 달리 적용해 혜택을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요즘 모든 백화점에서 가전, 명품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긴 하지만 지역 특정 가전 프로모션이 들어가는 건 오픈 때만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가전 매출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 패션 비중 가운데선 가전을 제외하면 대부분 식음료(F&B)에 몰려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하 식품관을 집객 핵심 테넌트로 삼아 입점 브랜드 구색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한국식 BBQ를 주메뉴로 하는 '수티', 미국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 등이 대표적이다. MZ세대 사이 입소문이 난 식음료(F&B)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그러나 F&B매장은 패션잡화보다 마진이 적은 탓에 백화점 수익에 큰 도움이 안 되는 카테고리 중 하나다. 아울러 유명 매장일수록 백화점이 받을 수 있는 수수료는 더 낮게 책정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수익 사업이라고는 볼 수 없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핫한 F&B는 딱 1년짜리 모객용"이라면서 "핫한 매장의 경우 수수료율을 엄청나게 낮추고 다른 매장 집객을 위해 들여오기 위해 3~4년 계약을 하고 들여오는데 처음엔 줄을 서서 먹지만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1년만 지나도 금방 인기는 시들해지고 결국은 골칫거리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백화점들이 무리하지 않고 1년 내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을 넣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백화점의 자존심인 명품 부문이 약한 것은 최대 약점이다. 더현대서울은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3대장을 유치하지 못했다.  1조 클럽 백화점에는 '에루샤'로 대표되는 명품들이 최소 한 곳 이상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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