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 피의자인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이규원 검사를 전격 기소하면서 향후 재판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법원이 사건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공소기각'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날 재정 합의를 거쳐 차 본부장과 이 검사 사건을 합의재판부에 배당했다. 첫 재판 기일은 조만간 지정될 예정이다.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 관련 논란이 불거진 후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은 수사·기소권을 놓고 마찰을 반복해왔다.
검찰은 지난 1일 '수사가 마무리되면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공수처에 사건을 다시 송치하라'는 공수처 요구를 거절하고 곧바로 이들을 기소했다. 실질적으로 공수처가 내주 중 발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사팀이 급히 재판에 넘긴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수처법은 수사 진행 정도·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 직접 수사가 적절하다고 판단해 공수처장이 사건 이첩을 요청하면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전 차관 관련 수사 상황에 대한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공정성'도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차 본부장과 이 검사가 재판 과정에서 현직 검사 사건은 공수처가 맡아야 한다는 공수처법을 근거로 검찰의 공소제기 자체가 위법하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주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소기각이란 형사소송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을 때 법원이 실체적 심리를 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시키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가 사건 본안을 심리하기 전 기소 절차가 적정했는지를 먼저 따져보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형사소송법은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해 무효일 때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검사 범죄에서 공수처가 검찰보다 수사·기소 우선권을 보유하는지에 대해 "담당 재판부가 판단할 문제"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검사 범죄 기소권을 둘러싼 공수처와 검찰 간 다툼은 결국 법원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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