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業)을 없애는 게 아니다. 미래차 전환이라기보다는 사업 다각화다. 이를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원석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KAP)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자동차업계 탄소중립협의회' 출범식이 끝난 뒤 기자를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전기차 등 미래차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부품업계의 안정적인 적응을 위해 다양한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원석 이사장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미래차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래차 보급이 전환보다는 자동차 업계의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하던 일은 잘하자는 것"이라며 "거기에 미래차 관련해서 전기차, 수소차, 자율 주행 이런 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뤄지고 있는 연구개발(R&D) 이런 것은 (대략) 10년이 걸린다"며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자동차 부품 업계도 미래차 시대 준비에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라이다 1위 업체인 미국 벨로다인에 투자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동화 사업 부문에서만 매출이 1조2569억원 발생해 전체 매출의 10%를 넘기기도 했다. 만도의 경우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과 전동화부품 등에 집중하며 독일 폭스바겐의 전기차 플랫폼 서스펜션 수주에 성공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빠른 변화를 쫓아가기 어려운 중소업체들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부품업체 185개 중 미래차용 부품 생산 체계로 전환한 업체는 39.6%였지만, 연 매출 500억원 이하 중소 부품업체 중에서 전환 비율은 16.1%에 불과했다.  

정부는 2050년 수송부문 탄소중립을 목표로, 2030년까지 1000개 부품 기업을 미래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각종 지원책과 함께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오 이사장은 이에 대해 "너무 원웨이(한 방향), 올인이다"라며 "기존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 이런 차들을 너무 배척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하는 것들은 계속 잘하게 도와줘야 한다"며 "오늘 할 일을 당장 멈추고 미래만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어 "전기차 분야만 하더라도 경쟁력, 시장변화, 국수주의, 무역장벽, 원자재 등 다양한 것을 고려해 플랜B, 플랜C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방향성 제시, 지원과 함께 업계 간 협력도 필수라고 봤다. 오 이사장은 "부품 업계에 중요한 것은 결국 (완성차) 회사에서 사주는 것"이라며 "결국 그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대기업들의) R&D 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쪽(완성차 업계)도 기존 네트워크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더 활용하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자동차업계 탄소중립협의회 출범식에서 (왼쪽부터) 정무영 쌍용자동차 상무,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공영운 현대자동차그룹 사장,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오원석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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