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프라 투자] '아마존 저격' 증세 공식화…일자리 창출·中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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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4-0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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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표 '2조 달러' 인프라 투자계획 공개

  • 일자리 창출·인프라 개선·기후변화가 골자

  • '아마존' 콕 찝으며 법인세 7%p 인상 발표

  • '바이 아메리칸' 반도체 등 투자로 中 견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월가)와 아마존 등 대기업을 저격하며 법인세율 인상을 공식화했다.

31일(이하 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연설에서 기존 21%의 법인세율을 28%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2조 달러(약 226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법인세 인상안도 함께 발표했다.
 

3월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하는 위기 이전부터 미국의 최고위층들을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모두 뒤처지고 있다”며 월가가 미국을 만든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산층이 현재의 미국을 건설했다며 “노동조합이 중산층을 만들었다. 이제 경제를 밑바닥부터 중턱까지 다져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지출안 발표에 앞서 “2년 전 대선 출마를 발표하며 미국의 중추를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늘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이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언급한 ‘비전’에 대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보는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월가, 워싱턴DC의 시선이 아닌 중산층의 관점에서 보겠다는 것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월 3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법인세율 21→28%···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율도 인상
바이든 대통령은 포춘 500대 기업 중 아마존 등 91개 기업이 연방세를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법인세율 인상을 발표했다.

그는 “과거 35% 법인세율은 너무 높았다. 트럼프 행정부 때 이를 21%로 낮췄는데, 우리는 28%로 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부양책 추진을 위한 증세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어 “(법인세율) 28%에 대해 아무도 불만이 없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증세안 발표를 앞두고 등장한 미국 공화당의 반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한 가지 규칙으로 시작하겠다. 40만 달러 이하를 버는 사람은 연방세금이 오르지 않을 것이며, 백만장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며 “교사와 소방관 같은 중산층들이 세금으로 22% 내는데, 아마존은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오랜 불평등이 드러났다”면서 “이제는 톱다운(Top down·하향식)이 아닌 보텀업(Bottom up·상향식), 미들업(Middle up·중상식)으로 경제가 발전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것을 만든 사람들을 목표로 보복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투자 계획이 미국 내 부유층을 향한 공격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율도 기존의 13%에서 21%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미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 법인세 인상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의식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증세안에 대해 “7월 4일까지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고 했다.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로,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1주년 연설에서 이번 독립기념일이 사실상 코로나19로부터 독립하는 날이 되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진=AP(왼쪽)·신화 연합뉴스]

 
◆바이든표 일자리 창출 계획···對中 견제 전략도 담겨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인프라 투자 계획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가장 큰 일자리 투자”라며 미국 내 양질의 수백만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번 투자가 중국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중요한 제품은 미국에서 구매한다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을 할 것”이라며 “역사적인 일자리 증가와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부양책은 △다리·도로 등 인프라 투자 6210억 달러 △주택개량 등 홈인프라 6500억 달러 △돌봄 경제 4000억 달러 △연구개발(R&D)·제조업 지원 5800억 달러 등 2조251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미국 내 반도체 제조를 위해 5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WSJ은 “미국의 반도체 제조를 부흥시키기 위해 바이든 정부가 500억 달러를 지원한다”면서 “중국의 부상과 경쟁국들의 기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몇 주 안에’ 교육 및 의료와 관련된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바이든 행정부는 교육을 개선하고, 유급 휴가 및 의료 보험 혜택을 확대하는 두 번째 계획으로 전환하기 전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 미국 인프라 개선, 기후변화 대응 등을 위한 첫 번째 지출안을 승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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