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FA 데이터 독점 폐해, 검증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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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03-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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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기협·벤기협, ICT정책세미나서 '데이터 독점론' 비판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국내외 테크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로 활용되고 있는 ‘데이터 독점론’의 실체가 불명확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는 30일 ‘데이터 독점론, 그 실체를 분석한다’를 주제로 온라인 ICT정책세미나를 열었다.

데이터 독점론이란 GAFA가 데이터를 독과점하고 있어 온갖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2010년 초·중반부터 퍼져왔다. 이는 규제법을 도입해 이들 기업을 제재하고, 개인의 데이터 소유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포털과 SNS, 각종 앱과 같은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최근 플랫폼 기업의 규제 근거로 언급되는 데이터 독점론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가 30일 개최한 ICT정책세미나 현장. [사진=한국인터넷기업협회 네이버TV 중계 화면]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에서 “데이터 독점론은 경쟁법 차원에서 보면 실재하지 않는 개념”이라며 “데이터 독점론에 근거한 플랫폼 규제는 국내 디지털 산업의 정상적 발전을 저해할 수 있고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과도 충돌하기 때문에, 각 부처는 데이터 독점론이라는 잘못된 정보로 국민이 디지털 산업에 대해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데이터 독점론을 섣불리 수용할 경우 오히려 플랫폼에 내재된 혁신 잠재력과 관련 시장에서의 동태적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민관협력을 통한 경쟁정책과 산업정책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빅데이터는 독점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쟁법상 필수설비란 어떤 사업자가 단독 보유한 설비로, 다른 잠재적 경쟁자의 보유가 불가능한 것을 의미하는데, 빅데이터 자체는 판매 상품이 아니므로, 데이터 독점이란 말이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주 교수는 “플랫폼 기업은 빅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무료 서비스 시장에 먼저 진입해야 하므로, 빅데이터를 진입장벽이라고 할 수 없다”며 “한국에선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등이 있으므로 GAFA 때문에 중대한 진입장벽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경환 공정거래위원회 지식산업감시과장은 “플랫폼 사업자는 데이터와 관련한 배타적 이용권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시장에서 경쟁자들에게 데이터를 개방해야 한다는 방향의 규제보다는, 데이터 이동권을 통해 후발 사업자와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좀 더 적합한 방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인기협의 박성호 회장은 “데이터 독점론이라는 실체 없는 개념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불합리하게 규제한다면, 결국 혁신 서비스의 개발을 저해시켜 그 피해는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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