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포츠 전성시대] ② 김호진 GGA 부원장 “프로게이머부터 스카우터, 데이터 분석원까지... 이스포츠 모든 인재 키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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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03-2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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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젠지가 운영하는 이스포츠 전문 교육기관

프로게이머부터 스카우터(유망 선수 등을 발탁하는 사람), 데이터 분석, 마케팅 등 국내외 이스포츠 산업을 이끌 인재를 키우는 민간 교육기관이 있다. 바로 젠지 이스포츠가 운영하는 교육기관인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GGA)’다. GGA는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를 전문으로 양성하는 ‘젠지 엘리트 아카데미(GEEA)’와 학생,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게임 실력을 높이고 관련 산업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애프터스쿨’, 이스포츠 전문 실무자를 육성하는 ‘이스포츠 마스터 트랙’ 등을 운영한다. 이 중 GEEA는 이스포츠 선수를 육성하는 트레이닝과 미국 중·고등학교 학력이 인정되는 학위 과정을 동시에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GGA는 이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관련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목표다. 김호진 부원장을 만나 GGA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김호진 GGA 부원장[사진=GGA 제공]

Q. GEEA, GGA를 소개해달라.
-GGA는 젠지가 만든 이스포츠 전문 교육기관이다. 2019년 7월에 GEEA라는 이름의 프리미엄 스쿨을 처음 시작했고, 작년 7월에는 사설학원 같은 개념의 ‘애프터스쿨’을 시작했다. GEEA는 전문적인 이스포츠 교육과 트레이닝 과정을 제공하고, 미국 정규 교과과정을 통해 미국 고등학교 졸업장을 지급한다. 최근에는 언제 어디서나 이스포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이스포츠 교육 플랫폼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 온라인’을 론칭했다. GGA는 이스포츠 산업을 꿈꾸는 이들이 올바른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게 가장 큰 목표다.

Q. 이스포츠 선수나 종사자 등의 인재를 키우는 교육기관이란 게 생소하다.
-GGA는 단순히 아이들이 게임 실력을 늘려주는 게 아니라 갈 길을 열어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스포츠 선수가 아니더라도 이스포츠 구단에서 스카우트, 데이터 분석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교육한다.

Q. 지난해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수업 진행이 원활치 않았을 것 같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려가 컸다. 그러나 다른 교육기관처럼 방역수칙을 엄격하게 지켰다.

Q.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통 스포츠들의 개막이 연기되거나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등 관람이 제한되면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이미지도 좋아진 것 같다.
-지난해 교육청이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의 장래희망을 조사한 결과, 5위는 이스포츠 선수, 4위는 스트리머가 차지했다. 학부모들도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길이 맞는지 잘 몰라 GGA로 찾아와 기초적인 질문을 시작으로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상담한다. 코로나19로 확실히 상담 건수가 늘었고,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사람도 예상치보다 많았다.

Q. 게임도 배우면 실력이 좋아지나?
-한 학생은 GGA에서 제공하는 스케줄만 철저히 해 오버워치의 등급이 석 달 만에 티어가 ‘골드’에서 프로선수급의 바로 아래 등급인 ‘그랜드 마스터’까지 올랐다. 커리큘럼이 교육에 뿌리가 있고, 매주 주제에 맞게 교과서처럼 짜여있다. 초급, 중급, 심화 과정 등에 따라 프로게이머 출신 강사들이 학생에 맞는 시간표를 만든다. 게임하는 시간과 휴식시간 등의 비율을 맞춘다. 최소한의 게임 횟수, 목표 달성 여부 등에 대해 매주 체크하고 성적을 낸다. 프로 무대에서도 가능성이 있는지 등도 냉정하게 평가해준다.

Q. ‘페이커’ 같은 이스포츠 스타도 교육으로 길러지나?
-게임은 타고난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 GGA는 이스포츠 분야에서 기회를 갖지 못하고, 성장하는 길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을 발굴하고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유럽 명문 축구 구단이 유소년 팀을 꾸려 유망 선수들을 기르고 발탁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Q. 게임과 이스포츠에 대한 부모 세대의 인식이 부정적인 경우도 있다. GGA는 이를 해소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이스포츠 산업을 이해시키는 일부터 한다.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의 이스포츠 리그는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시청자 수가 크게 늘었고, 관련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젠지 이스포츠가 운영하는 프로게임단에 대한 설명도 한다. 아이들이 가진 꿈이 이런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GGA에서 여러 이벤트를 할 때 소속 프로게이머와 스트리머들이 와서 같이 상담해준다. GGA에 온 부모들은 이스포츠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돌아간다. 이후에는 아이들을 믿고 응원해주신다.
 

김호진 GGA 부원장[사진=GGA 제공]


Q. 최근 이스포츠 관련 사설 학원이 많이 생겼다. 이들과 구별되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교육에서 시작해 이스포츠 교육과 관련한 시스템을 만들어 학생들의 성적을 낸다는 게 강점이다. 철저한 교육과정 검증과 성적·데이터 분석 등을 포함해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측정하는 것들이 시스템화 돼있다. 이번에 론칭한 온라인 아카데미의 경우 플랫폼 자체를 개발했다.

Q. 최근 e스포츠 산업 실무자를 양성하는 마스터 트랙 과정을 신설했다.
-지난 5일 개설한 이스포츠 마스터 트랙은 이스포츠 업계 진출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특수 교육 과정이다. 이는 프로게이머 뿐만 아니라 이스포츠 산업 전반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젠지 구단에서 마케팅, 스카우터, 모든 관계자들이 참여해 학생들에게 이스포츠 업무를 가르치고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인턴십도 제공한다. 이론적인 것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산업에 들어가는 길을 열어주고자 한다. 현재 GGA에서 프로게이머와 이스포츠 산업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학생의 비율은 반반이다.

Q. 전세계 이스포츠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 이스포츠 시장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7.6%가량 성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젠지글로벌아카데미(GGA) 외관[사진=GGA 제공]


Q. 2020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건 호재일 것 같다.
-부모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이를 탄력 삼아 이스포츠 시장이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확률형 아이템 논란 등 최근 국내 게임산업의 이미지가 나빠진 점은 GGA에도 영향이 있나?
-게임산업이 부정적인 이슈도 있지만 한국의 대표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고,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게임이 나오는 등의 좋은 사례도 있다. 연봉도 800만원씩 올린 게임사들이 나오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스포츠는 일반적인 게임산업과 다르지만, 게임이라는 테두리 안에 같이 있다. GGA가 교육 부문에서도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나가면 게임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도 좋아질 것이다.

Q.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인재 육성을 위해 협업할 계획은 없나?
-실무진 사이에선 오가는 얘기가 있다. 정부도 지난해 부산에 이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설립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와 광명시가 이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협식을 열었는데, 젠지 측도 초대받아서 참석했다.


※ 김호진 부원장은

-2005~2011 인디애나 블루밍턴 주립대 경영학 경제학 학사
-2011~2012 게임개발스튜디오 TBB 창업자 겸 프로젝트 리드
-2012~2015 주식회사 TBB-게임개발 창업자 겸 CEO
-2012~2015 서비스 플랫폼 KIWTOON 창업자 겸 CEO
-2016~2017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리쿠르터
-2017~2017 넥슨코리아 사업 PM
-2018~2020 라인게임즈 리드 사업 PM
-2020~ 젠지글로벌아카데미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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