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전망] '마에스트로' 파월, 존재감 재증명?...美국채금리 혼란에 '잃어버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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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3-22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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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입' 따라 출렁이는 채권시장...증시 혼란세 계속

  • 금리 전망 엇갈리며 나스닥-다우 방향성도 갈팡질팡

이번 주(22~26일) 뉴욕증시는 재급등한 미국 국채 금리의 향방을 주시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융시장 안정을 목표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여러 차례 등판하는 만큼, 그의 발언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15~19일) 뉴욕증시 역시 큰 폭의 등락을 오갔다.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완화 종료 결정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출렁인 탓이다. 한 주 간 다우지수는 0.46% 하락했으며,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0.77%와 0.79% 하락했다.

특히, 지난 17일 FOMC 결과에 따라 다우지수는 3만3015.37의 종가로 마감해 사상 첫 3만3000 선을 돌파했다. S&P500지수 역시 장중 3983.87, 종가 기준 3974.12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고(高)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나스닥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 추이와 다우(자주색)·S&P500(보라색)·나스닥(노란색)지수 추이. [자료=CNBC]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고 있는 미국 국채 금리는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초부터 모습을 드러내는 파월 의장의 '입'에 시장은 이목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오는 22일 국제결제은행(BIS) 서밋에 참가해 토론을 진행하고 23일과 24일에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함께 각각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상원 은행위원회에 참석해 증언하는 등 주요 연준 인사들의 공개 발언이 이어진다.

연준은 대체로 최근의 금리 상승 현상이 경제 전망 개선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7일 3월 월례 FOMC 회의를 마친 연준은 2% 이상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황에도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방침을 거듭 재확인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파월 의장은 시장을 조율하는 '마에스트로'란 별칭도 얻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 내내 차분하고 절제된 발언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설득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상황을 안정시켰다는 평가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19일 연준이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한시적 완화 조치를 종료하자 다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유명무실해졌다. 향후 자기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한 대형은행들이 최대 5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물량을 시장에 쏟아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1.64%대에 자리잡았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9일 장 초반 1.749%까지 치솟으며 1.8% 레벨에 근접했다. 다만, SLR 완화 종료가 미국 국채 수급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연준의 성명에 10년물 국채 금리는 다소 반락하며 1.73%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길 잃은 뉴욕증시...금리 향방 엇갈리며 나스닥-다우도 갈팡질팡
파월 의장이 내놓은 통화완화적(비둘기) 발언에 미국 국채 금리는 잠시 반락했다가도 이내 다시 급등을 반복하는 흐름은 시장이 여전히 연준의 금리 인상을 우려한다는 증거로 비쳐지고 있다.

실제 3월 FOMC 이후 인플레이션 압박 우려는 가라앉으며 연준이 공언한 시기인 2023년 이전에 기습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적지만, 이후 대대적인 '조기 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

향후 코로나19 사태 정상화와 미국 행정부의 천문학적인 재정 부양책에 따른 강력한 경기 회복세가 일부 인플레이션 압박을 상쇄하더라도, 미국 경기 회복세의 강도가 약 40년 만에 가장 강력한 만큼 과도한 인플레이션 수준과 달러 약세를 막기 위해 결국 금리 인상은 예정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미국 달러화. [사진=게티이미지]


퀸시 크로스비 프루덴셜파이낸셜 수석 시장전략가는 CNBC에서 파월을 과거 1990년대 미국 경제 호황기에 고금리 정책을 이끌며 '마에스트로'란 별칭을 얻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과 비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을 위한) 타임라인(일정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지만, 시장은 이를 믿지 않는다"면서 "시장은 변덕스럽기 때문에, 금리 상승 조짐을 감지하면 곧바로 채권 매도를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수석 시장전략가는 오히려 시장이 과도한 우려로 연준을 압박해 통화정책 변경을 이끌어내는 것이 더 위험하다면서 "시장은 연준이 정책을 보류 중이라고 말하는 파월 의장을 신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도 가깝지 않은 데다 경기 회복세가 실제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기까지는 최소 1년은 걸리기에 채권시장의 위험성은 아직까진 낮은 수준이지만, 연준이 (시장의 요구에) 항복하고 기조를 뒤바꿀 경우 리스크(위험)가 증가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금리 전략 책임자는 "향후 몇 주 동안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채권시장은 안정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의 기업연금기금과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이달 중 국채를 매입할 수 있다고 봤다. 

국채 금리(수익률)가 높아지면 가격은 낮아지기 때문에, 이들 기관이 현재의 국채 가격 수준을 저렴하다고 판단해 이번 주 미국 국채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오는 23~25일 각각 60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채권, 610억 달러의 5년물 국채, 620억 달러 규모의 7년물 국채의 경매를 진행한다. 단기물의 경우 10년물·30년물 등의 장기물 국채와 달리 (입찰) 수요 부족으로 금리 급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다만,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불안세가 가중하면서 성장주와 경기순환주 혹시 저평가 상태인 가치주 사이의 순환 추세조차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토로도 나오고 있다.

보스턴파트너스의 마이클 멀레이 글로벌시장 연구담당이사는 "최근 일주일간 하루하루의 주가 패턴을 보면 핑퐁게임이 진행 중"이라면서 "하루는 성장주였다가 하루는 가치주인 식인데, 이는 우리가 어떤 변곡점에 있다는 신호인지 잘 모르겠다"고 진단했다.

유명 투자가이자 BofA와 메릴린치의 수석 투자전략가를 역임했던 리처드 번스타인은 "금리 인상기엔 고평가 주식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나스닥지수가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반면,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분석가는 "기술성장주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거품 논란은 일종의 감정싸움일 뿐"이라면서 나스닥 조정세 우려를 일축했다.
 
주요 경제지표 및 일정
이번 주에는 개인소비와 물가 지표가 핵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집계는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1.5%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월에도 1.5% 상승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 지표다.

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면 시장의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3월부터 본격화했기에 전년 대비로 산출하는 물가지표가 지난 2월까지는 크게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22일에는 2월 기존주택판매가 나온다. 파월 의장이 BIS 서밋에서 토론한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랜들 퀼스 연준 부의장 연설도 예정했다.

23일에는 2월 신규주택판매와 4분기 경상수지, 3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 등이 발표한다. 파월 의장과 옐런 재무장관이 하원에서 증언한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발언한다.

24일에는 2월 내구재수주와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의 3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발표한다. 파월 의장과 옐런 장관은 상원에서 증언한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강연한다.

25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 수와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정치가 나온다.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등이 강연할 예정이다.

26일에는 2월 개인소비지출(PCE)·개인소득, 3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 등을 발표한다.
 

제롬 파월 의장. [사진=CNBC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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