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연준, '긴축통화'의 시작?...SLR 종료에 '美국채 급등·다우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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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3-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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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우 234.33p↓·나스닥 99p↑...은행주 부진 여파

  • 불확실성 증대에 성장-가치 순환 추세도 불확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은행 자본규제 완화 종료 결정에 따른 여파로 혼조세를 기록했다. 은행주가 흔들리며 다우지수가 급락한 반면, 나스닥지수는 반락했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급등세를 보이며 1.8% 레벨에 다가가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34.33p(0.71%) 하락한 3만2627.97에, S&P500지수는 2.36p(0.06%) 떨어진 3913.10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9.07p(0.76%) 상승한 1만3215.24를 기록했다.

한 주 간 다우지수는 0.46% 하락했으며,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0.77%와 0.79% 하락했다.

S&P500지수 11개 섹터는 6개 부문이 올랐고, 5개 섹터가 내렸다. 각각 △임의소비재 0.8% △필수소비재 0.25% △에너지 0.01% △헬스케어 0.36%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8% △유틸리티 0.22% 등이 올랐고, △금융 -1.2% △산업 -0.73% △원자재 -0.43% △부동산 -1.26% △기술주 -0.25% 등이 하락했다.

 

19일(현지시간) 다우지수 추이.[자료=시황페이지]


연준의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한시적 완화 조치 종료로 은행주가 크게 흔들린 것이 다우지수 하락세에 영향을 줬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 주가는 전장 대비 1.59% 하락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1.05%와 1%가 빠졌다.

이날 연준은 지난해 1년 간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SLR 완화 조치를 연장하지 않고 오는 31일부로 종료한다고 결정했다.

SLR은 대형은행의 위기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자본 규제 조치로, 은행 전체 자산의 일정 비율을 자기자본으로 추가 보유하도록 제한한다.

지난해 연준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채를 푸는 동시에 시장 유동성(시중 대출)을 확대하려 했다.

이에 은행권의 동참을 위해 은행이 보유한 국채와 지급준비금을 필요 자기자본 대상에서 한시적으로 제외했다. 대형은행들이 미국 국채도 보유하고 대출도 늘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려던 조치였다.

일각에서는 지난달부터 미국 중장기 국채 시장이 급등세를 보이자 연준이 이를 통제하기 위해 SLR 완화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고, 은행권 또한 여전히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을 이유로 1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었다.

SLR 완화 조치가 종료할 경우, 은행권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유지하기 위해선 자본금을 추가로 확충하거나 예금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이는 은행의 주가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반면, 은행권이 추가 자금을 들이지 않고 현행 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선 3500억~5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내다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국채시장의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공급량이 유입하는 것이다.

국채시장은 곧바로 움직였다. 장 초반 1.7% 아래까지 내려왔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곧바로 1.749%까지 치솟으며 1.8% 레벨에 근접했다.

다만, 연준이 "일부 대형은행은 약 1조달러의 충분한 자본금을 갖고 있고, 새로운 기준에 맞추기 위해 국채를 팔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자, 장 마감 무렵 10년물 국채 금리는 1.72% 수준으로 내려왔다.

우선은 SLR 완화 종료가 미국 국채 수급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았지만, 추후 미국 재무부의 국채 경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거론된다.

에드워드 모야 오나다 수석 시장분석가는 "가장 큰 우려는 일부 은행이 자기자본금을 충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채를 팔지 않더라도) 대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자가 낮아진다면 은행권의 국채 매도 움직임은 심화할 수 있기 때문에 월가는 다음 국채 입찰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나스닥 시장은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반락하고 다우지수가 약세를 보이자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술성장주와 경기순환주 사이의 등락이 엇갈리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나스닥지수의 반락세는 전날 3% 넘게 급락한 여파에 따른 저점 매수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불안세가 가중하면서 성장주와 경기순환주 혹시 저평가 상태인 가치주 사이의 순환 추세 조차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토로가 나오고 있다.

보스턴파트너스의 마이클 멀레이 글로벌시장 연구담당이사는 "최근 일주일간 하루하루의 주가 패턴을 보면 핑퐁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하루는 성장주였다가 하루는 가치주인 식인데, 이것이 우리가 성장이 회복될 수 있는 어떤 변곡점에 있다는 신호인지 잘 모르겠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비자카드의 주가는 미국 법무부의 반경쟁 행위를 조사한다는 소식에 6.2% 급락한 반면, 페덱스는 실적 호조세로 6% 상승했다.
 

한 주 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와 다우(자주색)·S&P500(보라색)··나스닥(노란색)지수 추이.[자료=CNBC]

 
유럽증시·유가도 하락세...금값은 상승

유럽 주요국 증시는 장 초반 오름세를 보였지만,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세에 오름 폭을 반납하고 반락했다. 아울러 유럽 지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는 소식 역시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19일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5% 하락한 6708.71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도 1.05% 내린 1만4621에,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1.07% 하락한 5997.96에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0.79% 내린 3837.02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는 예멘 반군 세력인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며 중동 긴장 상태가 고조한 영향으로 반락했다.

이날 예멘 후티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석유 시설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고, 사우디의 원유 생산 시설에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우디 당국은 화재 피해 발생에도 원유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발표했다.

유럽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한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에서 확산세가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4차 유행'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42달러(2.43%) 상승한 61.4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4월분 브렌트유는 1.27달러(2.01%) 오른 배럴당 64.5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반등에도 WTI와 브렌트유는 이번 한 주 간 각각 6.33%와 6.75% 하락했다. 최근 70달러대에 근접한 국제유가는 WTI가 전날 7% 넘게 폭락하는 등 가격 부담감으로 인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 가격은 국채 금리 상승세로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채 금리가 더욱 오르며 과도한 상승세를 보일 경우, 금값 상승폭도 제한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19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9.20달러(0.5%) 상승한 1741.70달러에 마감했다. 금값은 주간 기준으로 1.3% 올랐다.
 

제롬 파월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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