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확신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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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인턴
입력 2021-03-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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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인물과 사상사)]



아주경제 '인사이터즈' 필진인 유창선 정치평론가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뼈아픈 비판을 담은 책을 펴냈다.

그의 신간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인물과 사상사)에는 집권 세력에 대한 단순 비판을 넘어 극단과 분열로 치닫는 우리 시대의 근본 문제에 대한 진단이 담겨 있다. 갈등의 역사가 개선되리라는 기대와 함께 출범한 ‘촛불 정부’였지만, 갈등이 오히려 격화되고 그 갈등을 조정해야 할 리더십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선악 이분법이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그 이유를 집권 세력의 도덕적 우월의식에서 찾는다. 과거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586세대가 집권 세력의 중심이 되며 순수했던 자부심이 오만으로 변질되는 모습이 드러났다고 지적한다. 이에 진영 내의 문제가 드러나도 그 잘못은 쉽게 정당화되는 일명 ‘내로남불’의 정치가 만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우리만이 옳다는, 성찰과 회의를 모르는 독선의 정치’라고 비판한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소통과 공론의 장은 사라졌고, 서로가 극단적인 자기주장만 반복해서 외친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 조국 사태, 추윤 갈등,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성추행 사건 등을 사례로 들어 현 정권에서 보인 극단의 분열 양상을 짚어본다.

결국, 현재 정치에서 필요한 것은 세대교체라고 주장한다. 저자 또한 586세대의 한 사람이지만, “이제 우리가 대면하고 있는 것은 ‘진영 대 진영’의 문제가 아닌, ‘새로운 것 대 낡은 것’의 문제임이 드러났다”고 분석한다. 이어 “민주화 세대는 자신들의 과거를 지키려 하고 있고, 20대는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며 “더는 욕심 부리지 말고 기꺼이 다음 세대에 자리를 내주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이에 70-80년대생의 정치를 기대해보고 있다. 70-80년대생은 586세대에 비해 다양하고 개방적인 사고가 가능한 환경에서 성장해왔다. 따라서 이들은 화석화된 이념이나 가치에만 몰두하지 않고, 환경, 기후 위기, 양성평등, 성 소수자의 문제, 포스트 코로나 사회에 대한 전망 등 새로운 의제들을 선도해나갈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의 제목과 같이,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확신에 사로잡힌 이들은 민주주의를 뒷걸음질 치도록 한다. “민주주의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발전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한 마디일 지도 모른다.
 
한편, 책에 나온 저자 소개에서 그는 '회색'이라는 색깔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비판적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방송에서 배제되는 수난을 겪었지만, 현실과의 타협이 아닌 자발적 고독을 선택해 동네 독서실에서 책을 읽고 글을 써가며 자신을 지켰다. 촛불 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서도 저자는 그 진영의 일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또 다시 배제되었다. 저쪽의 민낯도 보고 이쪽의 민낯도 본 저자의 머릿속은 그래서 회색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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