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유튜버 세대교체? “오히려 파이 커져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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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3-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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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수익창출 유튜브 채널, 인구 529명당 1개···유튜버 춘추전국시대 열려

  • 유튜버 대도서관, “유튜버 늘어나면 오히려 파이가 커지면서 수익 증가해”

  • 10년차 이상 유튜버들, 번아웃 호소해도 휴식 후 다시 유튜브로 돌아와

조회 수 812.1만, 평소와 거의 비슷. 구독자 -5000명. 추정 수익 3만 1687.75달러(약 3562만원).

유튜버 ‘대도서관’(나동현)이 조회 수 감소 등을 지적하는 악플이 늘자 지난 12일 기준 최근 28일간 유튜브 채널 수익 현황을 공개했다. 해당 논란은 유튜브가 생긴 지 16년이 넘어가면서 대도서관을 비롯한 소위 1세대 유튜버들이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유튜브 시장이 무한히 커지는 중이고 수익도 보장돼 유튜브 내 세대교체는 '불필요한 걱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 유튜버 춘추전국시대···"시장 더 커지면서 세대교체 걱정 없어"

[사진=대도서관 유튜브 캡처]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인구수 대비 수익 창출 유튜브 채널 개수는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채널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구독자 1000명, 시청 시간 4000시간 이상이 돼야 한다.

유튜브 통계분석 전문업체 플레이보드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광고수익 유튜브 채널 수는 9만7934개라고 밝혔다. 인구 당 채널 개수로 계산하면 인구 529명당 1개꼴이다. 유튜브가 만들어진 미국은 광고수익을 얻는 유튜브 채널이 인구 666명당 1개 채널, 인도는 3633명당 1개였다. 이웃 나라인 일본은 815개당 1개로 집계됐다. 그야말로 한국은 유튜브 춘추전국시대다.

유튜버가 급격히 늘어난 탓에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대도서관은 유튜브 세대교체 자체가 불필요한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대도서관은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유튜브 시장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다면 작은 파이를 계속 나눠 먹어야 하기 때문에 정말 세대교체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튜브 파이는 더 커지고 좋은 유튜버들이 늘어나 오히려 다 같이 더 큰 수익을 얻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2010년 5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대도서관은 1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진 베테랑 유튜버다. 대도서관은 “지금 파이가 커진 것은 다 같이 열심히 해주셨기 때문이다. 많은 분이 유튜버가 늘어나면 구독자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는데 TV 방송은 시간대가 같으면 파이를 쪼개 먹을 수 밖에 없지만 유튜버는 같은 테마라도 다른 영상을 봤다고 내 영상을 안 보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소재로 크리에이터마다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는 것이 유튜브 특징이다. 전체적인 시장이 커져서 수익이 나뉜다는 것은 무의미하고 수익이 크게 바뀐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세대교체 논란이 불거진 이유 중 하나가 활동 기간이 오래된 유튜버의 구독자 수 감소다. 하지만 이 현상은 인기 감소가 아닌 유튜브 내 정책 변화 때문으로 드러났다. 유튜브는 사용자가 폐쇄하거나 정책 위반으로 인해 유튜브에서 해지한 계정과 제3자 서비스를 통해 구독자 수를 구매하는 등 인위적인 수단으로 얻은 구독자를 꾸준히 삭제해오는 중이다. 유튜브는 “채널 계정 및 활동 정당성을 정기적으로 확인한다. 영향을 받는 채널의 경우 평균 구독자 수가 15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자연스럽게 시청자층이 형성될 수 있도록 구독자 수를 정확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도서관 역시 “아주 예전에 구독하고 들리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 계정 등 유령구독자가 삭제돼 구독자 수가 줄어들었다고 판단하는 중이다. 광고 수익 등을 고려할 때 유령 구독자가 있으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니 이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튜버들끼리는 경쟁이 아닌 공생, 협력 관계다. 나 혼자 올리는 영상은 의미가 없다. 이제 (조회 수) 1등을 하거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하기보다는 편하게 콘텐츠를 만들면서 1인 미디어 세상에서 다른 유튜버분들을 위해 힘을 쓰려고 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10년차 이상 유튜버들, 번아웃 호소해도 휴식 후 다시 돌아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외에서도 10년 차 이상 유튜버들의 구독자 수 감소 현상이 나타났지만 세대교체는 아니다. 이들은 사업 등 다른 삶을 시도하거나 휴식을 갖기 위해 유튜버로서 활동을 잠정 중단했고 다시 유튜브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구독자 수 1150만명을 보유했던 유튜버 조엘라는 1년 만에 구독자가 약 43만명 줄어들었다. 2007년 유튜버 활동을 시작한 조엘라는 2018년 6월부터 본인 채널에 영상을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조엘라는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마케팅 스튜디오인 'A to Z Creatives'를 운영하면서 새 계정을 통해 영상을 올리는 중이다. 2009년부터 유튜브에서 활동한 베서니 모타는 1년 동안 구독자 32만명을 잃었지만 여전히 비정기적으로 영상을 올린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모타가 의류 사업을 통해 매출 5000만 달러(약 562억원)를 올렸다”고 전했다.

일부 유튜버는 번아웃 증후군을 호소하고 재도약을 위해 휴식을 갖기도 했다. 번아웃이란 한 가지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던 사람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극도의 피로를 느끼고 무기력증, 자기혐오 등에 빠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구독자 1억명을 돌파한 개인 유튜버 퓨디파이는 10년차인 2019년 말 “나는 지쳤다. 내년 초에는 잠시 유튜브에서 떠나 있을 것”이라며 잠정 휴식을 선언했었다. 2006부터 유튜브를 시작해 구독자 1160만명을 거느린 유튜버 알렉스 와사비도 “최근 나는 행복하지 않다. 슬펐고 혼란스럽고 무엇보다도 번아웃이 나타났다”고 말하며 일주일간 휴가를 다녀온 바 있다.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수전 워치츠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번아웃을 호소하는 유튜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자신을 잘 돌보고 회복에 투자하라고 권유한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크리에이터들에게 보내며 휴식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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