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도 ESG ⑫] 뷰티기업 순위대로? 아모레.LG생건 'A등급'...나머진 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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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3-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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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히 환경 부문서 낙제점 많아

대기업이 돈 되는 물건을 팔아 이윤만 쫓는 시대는 지났다. 단순 매출, 영업이익보다 얼마나 환경을 보전하며 수익을 창출하는지가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떠올랐다. 산업계에선 이를 'ESG 경영'이라고 부른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3개의 영어 단어 첫 글자를 딴 용어다. 유통 기업들도 ESG 경영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속속 경영전략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혹독한 경영 환경을 겪은 유통업계는 장기화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이 필수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편집자주>

뷰티업계 1등 업체들이 ESG 경영 역시 앞서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신세계인터내셔날을 제외한 국내 주요 뷰티업체들은 전 영역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기준 환경(A), 사회(A+), 지배구조(A)로 총 A등급을 획득했다. LG생활건강 역시 환경(A), 사회(A+), 지배구조(A)로 A등급을 받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총 등급은 A지만, 환경(B)·사회(A)·지배구조(A) 결과를 냈다. ODM(연구개발 생산방식) 기업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나란히 B+ 등급이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이들 업체를 제외한 뷰티 경쟁사들은 특히 환경 부문에서 뒤떨어진 성적을 냈다. 애경산업은 환경(C), 사회(B+), 지배구조(B)로 ESG 등급 B를 받았다. 종합 C등급을 받은 에이블씨엔씨는 환경(D), 사회(B), 지배구조(C)로 처참한 수준이다. 클리오 역시 환경(D), 사회(B), 지배구조(B+)로 종합 B등급을 부여받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화장품업계가 환경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상품 용기 자체가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제품 차별화를 위해 패키지의 색이나 재질로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는 데다가 용이한 보관, 위생 유지 등을 위해 마개 역시 일반 제품군보다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 

다만, 이미 재활용이 불가한 화장품 용기를 '예쁜 쓰레기'라고 부르는 등 소비자의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환경 영역에서 화장품 기업들의 변화도 발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5일 녹색연합, 알맹상점 등이 참여한 '화장품 어택 시민행동'은 서울 광화문 LG생활건강 본사 앞에서 화장품 쓰레기를 쌓아놓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화장품 업계는 90% 재활용 안되는 예쁜 쓰레기를 책임지라"며 화장품 용기 회수,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용기 교체를 요구했다.

이런 수요에 발맞춰 화장품업계는 제품의 기획, 제조, 폐기 전 과정에서 지속 가능성에 힘쓰는 데 주력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뷰티·생활용품 영역은 소비자가 직접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상품이므로 판매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전략을 접목하면 기업과 소비자 모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활동을 확대해나가는 추세"라면서 "형님에 해당하는 아모레와 LG생건을 따라 업계 전반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모레·LG생건, 올해 ESG 더 강화
ESG 경영에 가장 열을 올리는 기업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업계 최초로 환경부의 통합환경허가를 취득했으며, 뷰티업계 유일한 RE100 가입사다. 

아모레퍼시픽은 플라스틱 줄이기를 위한 '4R 전략'도 실행한다. △Recycle(포장재와 용기의 재활용성 향상) △Reduce(석유 기반의 플라스틱 사용 축소 및 불필요한 플라스틱 절감) △Reuse(플라스틱 용기의 재이용성 제고) △Reverse(화장품 용기의 회수율 및 재활용률 제고)를 바탕으로 한다.

LG생활건강은 지속가능한 그린패키징 구현을 위해 전사 차원에서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린패키징 가이드는 포장재의 중량, 체적, 재질, 재활용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신제품 출시 전 제품의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LG생활건강 고유의 평가 척도다.

LG생활건강은 전국 사업장 일부에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를 도입해 관리하고 재활용률 향상을 위해 사업장에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미세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인데도, 화장품과 치약에 이어 섬유유연제에도 미세 플라스틱 성분을 제거해 리뉴얼 출시하기도 했다. 미세 플라스틱 향기캡슐은 세탁 및 헹굼 과정에서 일부가 하천이나 바다로 유입돼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석용 LG생건 대표이사는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LG생건은 시장 확대를 통한 지속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준 안심품질을 확보하고 국제 공인인증 수준의 유해물질 안전성 검증 역량을 조속히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ODM 1위 화장품 사업자 코스맥스도 올해를 ESG 경영 원년으로 삼는다. 코스맥스는 지배구조 등급을 높이기 위해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경영진·감사로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정관에 명문화한다. 주요 안건을 모두 경영위원회를 거치도록 시스템화한다는 취지다.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여 지속가능한 경영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환경 부문 관련해선 새롭게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코스맥스가 보유하고 있는 화성 공장과 부평 공장에 태양광패널을 설치 및 운용할 계획이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태양광으로 대체해 친환경 공장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이번 정기주총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기타 부수사업을 신사업 목적으로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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