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불안] '떨어지는 칼 누가 잡나' 미국 국채경매 부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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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3-0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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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시장이 계속 요동치고 있다.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는 주식과 외환 시장 전반을 흔들면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부상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로 예정된 대규모 국채 경매의 결과에 따라 시장이 또 한번 흔들릴 것으로 보고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주요 시장 금리인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8일 장 중 1.6%를 다시 넘어섰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초만 해도 1.0%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2월 들어 빠르게 상승하면서 지난달 25일과 이달 5일 장 중에도 1.6%를 돌파하기도 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수요가 사라졌다"··· 지난달 경매 실패 재연 우려 
미국 국채 금리는 미국 경기 회복세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오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8%에 해당하는 1조9000억 달러의 경기 부양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서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금리가 1.9%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력한 경기회복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당길 수 있다는 전망에 채권 시장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9일부터 3년물(580억 달러), 10년물(380억 달러), 30년물(240억 달러) 등 12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발행에 나선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는 가운데, 국채 수요는 최근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투자자들은 팬데믹 이후 시장에 쏟아지는 국채 , 특히 장기물 공급을 모두 소화했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는 지난달에 바뀌었다.

지난달 25일에 있었던 620억 달러 규모의 7년물 국채 경매가 부진하자 시장의 분위기는 더 악화됐다. 결국 당시 미국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1.6%까지 치솟았다.

FT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동성이 많은 21조 규모의 미국 국채시장에서 일어난 이 같은 움직임은 눈여겨볼 만한 것"이라면서 "경매 시장의 약세는 면밀히 지켜봐야 하며, 투자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지난달 25일에 일어났던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과연 투자자들이 올해 시장으로 쏟아지는 대규모 국채를 소화해낼 능력이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ING의 파드레이크 가비 채권·금리전략 글로벌 부문장은 이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상황에서 이번 경매에서 수요는 이전보다 강할 수 있지만, 만약 이번에도 경매가 성공적이지 못할 경우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은 아직 개입 의지 없어··· 옐런도 "인플레 우려 수준 아냐"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방법으로는 연준의 개입이 가장 효과적이다. 대규모 국채를 한번에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곳은 연준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은 매달 8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넘어서서 국채금리 시장에 개입을 꺼리고 있다. 국채 발행 물량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입 규모 확대에 나설 의지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장기 국채의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금리 인상 압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경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국채의 수익률 상승에 대해 적극 개입할 필요가 없는 입장이라는 태도를 취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이 국채금리 상승을 막을 적극적 대책을 내놓기를 기대했던 시장의 실망은 컸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역시 8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인플레이션은 낮은 수준이었다면서, 이후에도 급등할 위험은 적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과연 이 같은 금융당국의 자신에 찬 전망이 시장을 설득시킬 수 있을 지 여부에 향후 시장 향배가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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