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은행권] 지난해 호실적은 착시…올해는 구조적 도전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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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3-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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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은행업 성장이 코로나19 사태라는 특별한 상황에 기인한 일시적 결과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올해는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 디지털 경쟁구조의 심화 등에 따른 구조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8일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금보험공사 계간지 '금융리스크리뷰'에 기고한 '2021년 국내 은행 산업의 위험요인과 경영과제'에서 "국내 은행의 2020년 실적은 추세적 측면의 개선보다는 특별한 시장과 정책 주도하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속된 위기 국면에도 불구하고 국내은행의 양호한 경영성과는 다양한 정책 대응에 따른 국내은행의 위기 대응력 제고 때문이라는 게 구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제로금리로 진입하는 등의 유동성 확대로 가계금융을 중심으로 한 은행의 자산성장세가 지속됐다"며 "저금리에 따른 조달비용의 인하와 부동산 가격의 상승, 그리고 신용대출의 적극적인 확대는 민간의 레버리지 확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금리 효과와 정책효과가 맞물려 건전성의 악화가 방지됐다"며 "금리하락에 따른 이자비용의 감소로 인한 부실위험의 하락과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나 채권시장 안정화 노력 등 정책적 대응은 코로나 위기로 초래될 수 있는 거시적 시스템 위험을 차단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가계금융과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한 급격한 자산증가율은 단기적으로 부실비율을 하락시키는 비율효과도 일부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2020년의 경영성과가 정책효과에 의해 완화된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한 가계 및 기업의 재무적 취약성을 중장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특수한 여건을 정책효과가 제공했지만, 올해는 이 같은 정책효과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특히 하반기 이후로 코로나 위기의 출구전략이 적극적으로 논의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그리고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대비가 긴요해질 것"이라며 "백신효과에 따라 빠르게 경기가 회복될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금리상승이나 인플레이션 등이 미칠 잠재위험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취약계층이나 항공, 숙박업 등 경기민감 업종의 경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하반기 이후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수익구조의 변화와 이로 인한 후방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지난해 경우 저금리로 인한 마진위축에 따른 수익성 하락분이 예상치 못한 높은 대출수요에 의해 상쇄된 측면이 있는 만큼, 안정화 국면으로 점진적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건전성-수익성 간 관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디지털 혁신에 따른 경쟁구조의 변화, 경기회복에 따른 통화정책의 변화, 코로나 위기의 후속효과 잔존, 대고객 비즈니스의 신뢰도와 새로운 영업프로세스의 구축 등은 은행업의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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