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영웅 될라' 치아신 시신 탈취...선 넘는 미얀마 군부, 계엄령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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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3-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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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시민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군경의 총격에 맞아 숨진 후 '민주화 영웅'으로 떠오른 19세 여성 고(故) 치알 신의 시신을 도굴하고 야간 기습 총격을 벌이는 등 반(反) 군부 시위대에 대한 압박을 높여가고 있다. 군부가 곧 계엄령을 내릴 것이라는 소문도 세간에 빠르게 퍼지며 긴장감이 고조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반군부 시위.[사진=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닛케이아시안리뷰(NAR)에 따르면, 전날인 6일 오전부터 7일 새벽까지 미얀마 전역에서 산발적인 대규모 쿠데타 규탄 시위가 열리며 지난달 2일 이후 33일 연속 반군부 시위가 이어졌다.

군부는 전날 양곤 산차웅 지역에서 최루탄을 발포하는 등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이어갔으며, 7일 새벽에는 양곤 내 여러 지역을 기습적으로 습격하고 총격을 가했다.

외신은 이날 시위의 사상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며, 야간 기습으로 양곤에서 최소 3명이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체포됐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 5일에는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해 구경하던 20세 남성이 목에 총을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제연합(UN)은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최소 55명의 시민이 총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해 2007년 시위 당시 31명 사망 기록을 넘어서 연일 최다 사망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군부에 체포된 시민 숫자는 1500명을 넘어섰다.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군부는 지난 5일 만달레이의 한 공동묘지를 습격해 치알 신의 시신을 도굴해갔다. 전날인 4일 만달레이 등에서 시위대가 치알 신의 대규모 장례식을 치룬지 하루 만이다

지난 3일 반군부 시위에서 경찰이 발포한 실탄에 머리를 맞아 숨진 치알 신이 이번 시위대 사이에서 '반군부 순교자'로 떠오르자, 총격의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5일 오전 군부가 운영 중인 신문들이 일제히 "치알 신이 실탄을 맞았으면 머리가 망가졌을 것이기에 경찰의 무기에 의해 부상했을 개연성이 낮다"면서 치알 신의 총격 사망 사실을 부정하는 보도를 내보낸 이후다. 이들 신문은 관련 당국이 치알 신 사망의 근본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군경이 시위대를 긴급수송하는 응급 의료진까지 습격하거나 군부 지지자들의 '백색 테러' 폭력 행위도 연일 전해지며 현지의 긴장감이 고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지에는 '24시간 인터넷 차단과 단전 조치를 수반한 계엄령이 조만간 선포될 것'이라는 소문이 급속히 유포하고 있으며, 군부 측은 오는 8일을 시한으로 파업 중인 공무원의 업무 복귀를 지시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파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에 대해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관 측은 5일 교민 안전공지를 통해 계엄령에 대한 소문을 "외교단과 UN사무소, 언론 등도 인지하고 있지만,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라면서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5일 미얀마 사태에 대한 긴급 화상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제재 등 추가 행동을 위해선 모든 이사국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하지 않으며 난항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로이터는 6일 미얀마 군부에 고용된 국제 로비스트를 인용해 군부가 중국과는 거리를 둔 채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주장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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