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싸이월드 이어 너도? 메신저 큰형님 '버디버디' 9년 만에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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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1-03-0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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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디버디 부활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서 기대감 표출

  • 2000년에 시작한 버디버디, 8년 만에 메신저 점유율 50%↑

  • 기술적 문제로 범죄 통로된 채팅방...결국 2012년 서비스 중단

[그래픽=김한상 기자]


30~40대의 추억 속에 남아있던 메신저 '버디버디'가 9년 만에 부활을 알렸다. 2000년대 중반 메신저 업계 후발 주자에 밀리고, 음란 채팅의 온상으로 지목받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버디버디가 다시 예전 명성을 찾을 수 있을지 메신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버디버디 운영사인 위메이드는 3일 공식 홈페이지에 '사람과 사람을 잇는 날개 달린 신발, 버디버디가 다시 찾아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버디버디를 나타내는 초록색 바탕에 날개 달린 신발 이미지를 띄웠다. 화면에 표시된 화살표를 클릭하면 위메이드 홈페이지로 넘어간다. 위메이드는 현재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개발, 퍼블리싱 사업 등을 하고 있다.
 
1년 만에 회원 수 500만명↑ 국민 메신저 떠올라

2000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버디버디는 인터넷 초창기에 네이트온, MSN 메신저와 함께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 중 하나였다. 버디버디는 출시 1년 만에 회원 수 500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2003년에는 메신저 업계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리서치인터내셔널의 메신저 시장점유율 통계에 따르면 2003년 8월 국내 메신저 점유율은 MSN 메신저(60.1%), 버디버디(19.6%) 순이었다. MSN 메신저는 윈도XP에 기본 설치된 프로그램인 점을 고려하면 버디버디의 약진이 더 눈에 띈다.

버디버디의 주 콘텐츠는 쪽지 보내기 기능을 토대로 한 메신저 서비스였다. 특히 '1318은 버디버디'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세울 만큼 버디버디의 영향력은 10대들에게 절대적이었다. 청소년들은 아이디에 특수문자를 허용하는 버디버디 특성을 살려 개성 있는 아이디로 자신을 표현했다. 또한 아바타 꾸미기 기능과 함께 '접속', '통화중', '공부중'을 비롯해 '남친구함', '여친구함', '애정결핍' 등 다양한 상태 표시 기능이 10대에게 인기 요소로 작용했다. 

10대들에 대한 영향력을 토대로 버디버디는 국내 메신저 점유율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인터넷·모바일 시장조사 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2008년 8월 버디버디의 시장 점유율은 56.21%로 1위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래픽=김한상 기자]


버디버디의 또 다른 인기 요소는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채팅방이다. 특히 오디오만으로 진행하는 음악 방송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유명한 음악방송은 2~3개의 중계방까지 생겼다. 음악 방송은 보통 진행자가 미디어 플레이어인 윈앰프를 통해 채팅방 참가자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인기 진행자는 팬클럽까지 생겨나며 어지간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버디버디는 기술적 한계와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버디버디는 도용된 주민등록번호를 걸러내지 못하고, 하나의 주민등록번호로 여러 개의 아이디를 만들 수 있는 허점이 있어 범죄의 온상이 됐다. 예를 들어 40대 남성이 청소년 채팅방에서 10대 행세를 하는 것도 가능했다. 또한 한 사람이 여러 아이디를 가질 수 있어 익명성을 무기로 한 온갖 욕설과 음란 채팅이 버디버디를 잠식하고 만다. 이러한 문제점 탓에 버디버디를 매개로 한 성매매와 보이스피싱이 횡행하면서 버디버디를 찾는 이들은 점점 줄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메신저 네이트온의 성장은 버디버디에 치명타를 가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03년 싸이월드를 인수해 네이트온과 연결했고, 이러한 연결성을 토대로 네이트온은 메신저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네이트온은 버디버디가 문 닫은 2012년까지 PC용 메신저 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면서 버디버디 이용자를 대거 흡수했다. 이후 버디버디는 네이트온, MSN메신저뿐만 아니라 카카오톡에도 밀려 결국 2012년 4월 서비스를 종료하고 만다. 당시 위메이드 측은 "급속한 시대 변화에 버디버디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버디버디 사업 및 전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후 버디버디는 위메이드의 사내 전용 메신저로 사용되다가 2016년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했다.
 

[사진=버디버디 서비스 종료 공지]

 
최근 싸이월드가 서비스 재개를 알린 데 이어 버디버디도 다시 돌아올 것을 알림에 따라 과거 메신저 환경에 많은 추억을 가진 이용자를 중심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버디버디가 부활한다는 소식을 들은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버디버디 홈페이지 사진을 올리면서 "추억의 버디버디가 싸이월드에 이어 다시 오픈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많은 누리꾼=이 특수문자를 이용한 댓글을 남기며 추억에 잠겼다. 다른 누리꾼은 "유행은 이렇게 돌고 도는 것인가. 진짜 오랜만에 (버디버디를) 보고 싶기도 하다. 대박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위메이드 측은 “(버디버디 재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미정"이라며 정식 서비스 개시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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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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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기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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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다시 돌아온다는 문구만 나오고, 언제 나올 지 함흥차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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