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란 "韓, 10억 달러 송금하기로" vs 美 "韓과 계속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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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2-2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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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용 장관, 24일 밤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

  • 동결자금 해제 문제 관련 韓 정부 노력 설명

  • 이란 "韓, 최소 10억 달러 이란에 송금할 것"

  • 美 "韓, 이란에 동결해제 않은 점 명확히 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 12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4일 저녁 모함마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한·이란 양국 관계 발전 및 확대 방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지난달 이란 혁명수비대가 나포한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와 선장의 조속한 억류 해제를 촉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달 4일(현지시간)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해상 오염을 사유로 들며 '한국케미'호를 나포하고 한국인 5명을 포함한 선원 20명을 억류했다. 다만 이란 측은 최근 인도적 이유로 선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을 석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정 장관은 또 자리프 장관이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문제와 관련, 조속한 해결을 요청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설명했다.

국내에는 현재 약 70억 달러(약 7조6000억원)에 이르는 이란 자금이 동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2018년 5월 이란과의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모두 복원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개설된 원화 계좌가 동결됐다. 이란 측은 그간 한국 정부에 이런 동결자금 해제를 계속해 촉구해왔다.

정 장관은 또 자리프 장관에게 JCPOA 복원을 위한 당사국 간 대화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란과 미국은 후보 시절 JCPOA 복귀를 공약으로 내건 조 바이든 신(新) 행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관련 협상 개시에 현재 시동을 걸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란과 미국 간 JCPOA 협상 결과에 따라 국내에 동결된 이란 자금도 해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1일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한국대사관에서 유정현 주이란대사와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장이 회담을 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한국 내 동결자금의 이전 및 사용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란 국영 IRNA통신도 양국 장관 간 전화 통화를 전하며, 자리프 장관이 정 장관에게 한국의 불법적인 조치가 지난 2년간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쳤음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자리프 장관은 정 장관에게 "이란 중앙은행이 조속히 한국 내 동결자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희망한다"면서 "불행히도 지난 2년간 특히, 이란 국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 양국 관계가 한국 은행의 불법적 조치로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자리프 장관은 또 '한국케미'호 억류와 관련해 "이 문제는 기술적인 사안으로 사법 당국에 의해 다뤄질 것"이라며 "이란은 억류 중인 선원들이 보건·복지 서비스와 영사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란의 압돌나세르 헴마티 중앙은행 총재도 24일(현지시간) 현지 취재진들에게 "이란 은행들이 한국이 풀기로 합의한 동결 자산 70억 달러 중 첫 부분인 10억 달러(약 1조1100억원)를 현금으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중앙은행은 자산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명확히 밝혔다"며 "그들이 원하는 누구와 협상을 한 뒤 자금을 풀 준비를 하는 것은 이제 한국 정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첫 단계에서 지급하기로 한 최소 금액은 10억 달러"라며 "해당 금액이 이란 은행 계좌로 송금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헴마티 총재는 한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국제 사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도 같은 날 한국 내 이란의 동결자산 해제 문제를 언급하며 한·미 간 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청사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지금 새로이 알릴 소식은 없다"면서도 "한국 정부는 이란을 상대로 10억 달러 (동결을) 해제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라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한국과 계속 협의 중"이라며 "(한국) 외교부 장관이 이 문제에 관해 성명을 내고 한국 내 동결 자산은 오직 미국과의 협의 후에 해제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 재차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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