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비전, 지금이 골든타임] “허리 인재가 없다...깊게 다양하게 키워내라”(전문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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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2-25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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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반적으로 사람이 부족해요. 특히 과장·선임급은 서로 데려가려고 해서 이직이 굉장히 잦은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 많은 기업의 인력 구조에서 소위 말하는 ‘허리층’이 부실한 상황입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의 말처럼 업계에서는 최근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와 학계, 업계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최근 몇 년 동안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백년대계’를 세워야 하는 인재 양성 분야에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은 업계에서 원하는 수준의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학생들이 지식과 경험을 깊고 다양하게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양한 플레이어를 통솔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인공지능 반도체 등에 대한 고급 인재, 반도체 기술을 다른 산업에 융합할 능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도 양성해야 한다”며 미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반도체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한 국내 전문가 3인의 제언이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지식 깊이 갖춘 인재 양성 필요”
"인재 양성은 소재, 공정, 소자, 회로, 시스템 등 다양한 세부 분야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 현재 메모리·파운드리 사업을 잘 이해하고, 지식의 깊이를 갖춘 인재의 양성이 필요하다.

적어도 대학원 과정을 이수한, 고도의 지식을 지닌 인재를 육성해 그들이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산업을 바꾸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신격차’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양산 제품에 바탕을 둔 교육과 더불어 인공지능 반도체 등에 대한 고급 인재를 양성할 필요도 있다. 반도체 기술을 더 확장하고 다른 산업에도 응용할 능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도 육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 기술과 바이오 기술을 융합할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한다.

산업구조를 좀 더 반영한 연구과제 등의 지원을 기획해 시행하면 산업별로 균형이 잡힌 고급 인재를 키워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전체의 산업구조, 미래기술, 선도형 전략 등을 고려해 효율적이면서도 상황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조중휘 인천대 교수 “많은 학생이 다양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인력양성과 기술개발 성격을 동시에 지닌 국책과제가 많이 만들어져서 대학원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업계가 투자하는 ‘미래반도체소자 원천기술개발사업’과 같은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과제들이 최대한 골고루 분포돼야 한다는 것이다. 과제를 수행하는 학생의 수가 많아질수록 경험을 갖춘 고급인력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대학원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칩 제작을 한 번씩 해 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석사 학위를 위해 반도체 칩 제작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를 통해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 지원을 모든 대학원생들이 받았으면 한다.

최대한 많은 학생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고루 주어진다면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조중휘 인천대학교 정보기술대 교수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 “정부가 인력양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사(대학교) 때부터 관리해야 하는데 학부부터 업계까지 인력이 양성되는 과정에 관련 정부 부처가 교육부,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5개나 있다.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강화돼야 한다.

학부 과정은 교육부가 담당하고 있는데 교육부는 산업계와 관계가 없다.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수 채용도 이뤄져야 하는데 학교에서는 교수를 뽑지 않는다.

전자공학 공부하는 학생들의 숫자는 엄청 많은데 반도체 쪽에서는 인력이 부족하다. 반도체과를 따로 빼는 것도 정원 문제가 있어 기존 학과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전공자들을 데려와서라도 반도체 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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