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정관도 숙지 못했나" 코너 몰린 박철완

윤동 기자입력 : 2021-02-23 20:05
배당 규모 늘려 뒤늦게 주주제안 수정 금호석화 측 주주총회 안건 상정 고민 혼란 자초해···'경영권 다툼' 불리해져 재계 "준비 없이 분쟁 일으켜" 비판도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철완 상무가 회사의 정관을 숙지하지 못해 주주제안을 수정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주주제안을 수정하느라 앞당길 수 있었던 주주명부 파악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박 상무 측이 혼란을 자초한 탓에 주주총회 시작 전부터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2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가 다시 제출한 수정주주제안을 수령했으며, 이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주주제안 수정 해프닝

이는 박 상무가 회사의 정관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작성한 기존 주주제안을 뒤늦게 수정했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지난달 금호석유화학의 배당 규모 확대를 포함한 주주제안을 금호석유화학에 전달했다. 지난해 보통주 1500원, 우선주 1550원 수준인 배당 규모를 보통주 1만1000원, 우선주 1만1100원으로 7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제안이다.

그러나 금호석유화학 정관에 따르면 보통주와 우선주 간 차등 가능한 현금 배당액은 액면가의 1%(50원)이어야 한다. 즉 박 상무가 배당을 보통주 1만1000원으로 제시했다면 우선주는 1만1050원이어야 했으나, 1만1100원으로 책정했다.

박 상무 측은 뒤늦게 기존 주주제안의 오류를 인지하고 수정 주주제안을 금호석유화학 측에 다시 전달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2일 박 상무의 수정 제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오류 때문에 박 상무의 주주제안이 아예 주주총회에 상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일단 뒤늦게라도 오류를 바로잡은 셈이다.

다만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서 박 상무 측이 일처리를 잘못한 탓에 상당한 시간을 손실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서울중앙지법의 금호석유화학 주주명부 열람 등에 대한 가처분 심사와 연관이 있다.

서울지법은 지난 19일 금호석유화학이 박 상무 측의 수정 제안을 확인했을 때 명부를 전달할 것을 결정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수정 제안을 확인한 지난 22일 주주명부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기존 주주제안에 오류가 없었다면 박 상무는 19일 한발 앞서 주주명부를 확보할 수 있었으나 오류를 수정하느라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낸 셈이다.

◆본격적으로 목소리 내나

박 상무가 주주명부를 확보하려 한 것은 다음달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군 확보를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결국 주주총회 명부 확보가 늦어져 그만큼 우군 확보 조치도 늦게 착수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또한 회사를 경영하겠다고 나섰으면서 정관을 숙지 못했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의 준비가 미흡한 점을 꼬집었다.

회사 측은 "주주제안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공시 서류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은 점 등을 미뤄볼 때 박 상무 측 주주제안의 진정성 및 진지함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며 "해당 사안이 주주가치 훼손으로 귀착될 가능성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박 상무가 스스로 일으킨 경영권 분쟁이 오랜 기간 준비한 계획의 일환이 아니라 다소 성급하게 시작된 승부수에 가깝다는 관측이 차츰 힘을 얻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 상무는 지난 2010년에도 산업은행에 박 회장이 경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항의 서한을 보냈지만 후속 움직임은 뚜렷이 없었는데, 이번에도 꼼꼼한 준비 없이 경영권 분쟁을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며 "주주제안 오류가 밝혀지면서 박 회장이 자연스레 앞서가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주주총회 직전 사태가 불리하게 전개되면서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박 상무 측도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지난달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이후 박 상무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상무는 이날 "금호리조트 인수 같은 부적절한 투자결정을 견제하고 금호석유화학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주주제안을 하게 됐다"며 "총체적인 기업 체질 개선을 통한 사업 운영으로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원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 사진)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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