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금법 갈등] "빅브라더" vs "소비자 보호"...한은-금융위 충돌 쟁점은

서대웅 기자입력 : 2021-02-23 08:00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4월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둘러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두 기관 수장들까지 얼굴을 붉히며 나설 정도다.

전금법 개정안에 대한 두 기관의 의견 차이는 지난해 말 불거졌다. 지난해 11월 이주열 총재는 "전금법 개정안은 중앙은행에 대한 (금융위의) 과도한 관여"라고 말했고, 12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한은 업무 영역이 커지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금법 개정안을 상정하자, 한은은 곧장 입장자료를 내고 "전금법 개정안은 '빅브라더 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한은을 겨냥해 "화가 난다", "(빅브라더 법은) 지나친 과장이다", "오히려 한은이 스스로를 빅브라더라고 자인하는 것"이라고 공개 비난하고 나섰다.

한은은 21일 은 위원장의 비판에 조목조목 재반박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은 위원장은 내부거래와 외부거래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며 "타행으로 송금하는 외부 거래는 자금이체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금융결제원에 전송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났지만 전금법 개정안에 대한 질문은 "이제 그만하자"며 피했다.

전금법은 디지털금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06년 제정된 법안이다. 하지만 금융 환경이 크게 변화하며 개정 목소리가 커졌고, 특히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이들 회사를 관리해 소비자를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개정안이 마련됐다.

쟁점은 개정안의 '전자지급거래 청산' 관련 항목이다. '청산'이란 거래에 따라 생기는 채권·채무관계를 계산해 서로 주고받을 금액을 확정하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현재는 소비자가 페이 서비스를 이용해 상품을 구매하면, 페이 사업자는 선불 충전금이 늘어나거나 줄어들기만 할 뿐, 실제로 은행 간 이체를 중개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개정안은 페이의 지급결제가 금융결제원을 거치도록 규정했다. 거래 정보를 금결원에 보내면 금결원이 은행 간 주고받을 금액이 맞는지 확인한 뒤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골자다. 한은은 이를 두고 '빅브라더' 발상이 비판하고 있다. 빅테크의 거래정보를 정부가 제한 없이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 폭력 예방을 위해 모든 가정에 CCTV를 설치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는 배경이다.

반면 금융위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빅테크의 금융 사고가 발생하면 돈을 주인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주인이 누구인지를 파악하려면 빅테크의 결제 정보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모든 거래 내역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한은 비판에 대해서도, 사고 발생 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원의 영장을 받은 후 자금 주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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