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이 대세"…脫탄소·플라스틱 전개하는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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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1-02-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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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유통사들이 신축년 새해 앞다퉈 '친환경' 경영 방침을 내놓고 있다. 친환경 프로젝트는 코로나19 팬더믹(대유행)에 다시 한번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재고 의류 소각 대신 인테리어 마감재로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올해부터 친환경으로 폐기 처리하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도입해 운영한다. 탄소 제로 프로젝트는 폐기될 재고 의류를 폐의류 재활용 업체(세진플러스)가 고온과 고압으로 성형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섬유 패널)로 만드는 사업을 일컫는다.

친환경 재고 의류 처리방식은 국내 패션 업계에서 처음 나온 시도다. 한섬측은 "폐의류로 만든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는 의류에 사용되는 섬유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한데다 유해 화학물질인 폼알데하이드도 거의 방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열전도율(0.044W/m.K)이 낮아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흡음(흡음률 75~83%) 효과도 높다는 게 한섬 측의 설명이다.

재고의류를 소각하지 않고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면 비용이 기존보다 6배는 더 많이 들고, 처리 기간도 1~2주 이상 더 걸리지만, 한섬은 국내 패션업계를 선도하는 대표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친환경 재고 의류 처리방식을 앞장서 도입하게 됐다.

지난해 하반기 12톤의 재고 의류를 친환경 처리 방식으로 시범적으로 폐기한데 이어, 올해 연간 재고 의류 물량의 절반 수준인 30톤 가량을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통해 처리할 계획이다. 오는 2024년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한섬의 모든 재고 의류를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겠다는 목표다.
 
◆라벨 없애고 플라스틱 줄이고…더 가벼워진 콜라병

코카콜라는 최근 국내 탄산음료 최초로 라벨을 없앤 '씨그램 라벨프리(Label-Free)'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환경부와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나온 환경과 사회를 위한 노력의 첫 걸음이다.

씨그램 라벨프리는 투명 페트 용기에 라벨을 부착하지 않아 재활용 효율성은 물론 소비자 분리수거 편의성을 높였고, 기존 라벨에 기재되던 제품명과 로고 등은 패키지 자체에 양각으로 구현해 디자인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카콜라는 더 나아가 페트병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양까지 줄였다. 이번에 선보인 씨그램 라벨프리 제품 외에도 씨그램 전체 페트 제품의 플라스틱 경량화를 통해 연간 445톤의 플라스틱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씨그램 라벨프리는 현재 450밀리리터(ml)짜리가 20개 묶음 단위로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라벨이 사라지다 보니 필수 표기돼야 하는 제품 정보가 묶음 포장에 기재돼 있기 때문이다. 다소 불편한 점은 있지만, 코카콜라는 플라스틱 절감과 활용률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제품으로 무라벨 패키지를 점차 확대 적용하며 친환경 경영을 실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플라스틱 빨대, 아예 빼거나 바꾸거나

편의점 지에스(GS)25는 최근 파우치 음료를 구매하면 주는 플라스틱 빨대를 생분해 되는 친환경 폴리락타이드(PLA) 소재로 교체했다. PLA 빨대는 석유 화학 성분이 전혀 들어있지 않고 옥수수 소재로 만들어 100% 생분해된다. 플라스틱 빨대와 유사한 사용감과 물에 잘 녹지 않는 내구성까지 갖췄다.

또 종이 빨대처럼 물에 젖어 형태가 물러지거나 종이 맛이 배어 나오는 단점도 보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S25 파우치 음료가 1년에 약 1억개가 팔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만큼 플라스틱 폐끼물 양도 감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쉽게 버려지는 빨대를 아예 빼버린 곳도 많다. 세븐일레븐과 매일유업은 아예 빨대를 포함하지 않는 제품군을 내놓고 있다. 먼저 세븐일레븐은 유가공식품 전문업체인 서울 에프앤비(F&B)와 손잡고 '빨대 없는 컵커피' 2종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뚜껑을 열고 용기 포장을 제거한 뒤 마시고, 다시 닫으면 그대로 분리수거가 가능한 제품이다.

세븐일레븐 측은 당시 "국내 시판 중인 편의점 컵커피 가운데 최초 사례로, 기존 빨대 배출량이 연간 4.2톤에 이르고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해 차별화 상품을 선보였다"고 했다.

매일유업 역시 지난해 7월부터 요구르트 제품인 '엔요'를 시작으로 올해 1월에는 상하목장 우유에도 빨대를 없앴다. 2019년 상하목장 우유에 종이 소재 패키지를 적용한 것에 이어 이번 유기농 멸균 우유 등에 빨대를 제거한 것을 포함하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324톤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CU는 일회용품 모두 친환경으로 전격 교체 선언

씨유(CU)는 올해부터 일회용품을 모두 친환경 제품으로 전격 교체하기로 했다. 지난 5일부터 점포에서 판매하고 있는 종이컵, 접시류 일회용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새롭게 출시하고 기존에 판매하고 있던 제품들은 재고 소진 시까지만 판매 후 운영을 중단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CU 친환경 일회용품은 소주컵, 종이컵, 접시 등 총 8종이다. 종이컵류의 경우 100% 미표백 펄프로 만들어 재활용이 용이하고 강도와 방수력이 높은 크라프트지로 제작했다. 생산 과정에서도 화학적 처리를 대폭 줄였으며 지정된 산림의 목재만 사용해 국제산림경영 인증을 받았다.

접시류는 특수 발포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기존 일반 제품 보다 원료 사용량을 절반 이하로 줄여 탄소 배출량을 감축했다. 또, 모든 제품은 밀봉, 압축 포장함으로써 비닐 사용량을 최소화 한 것도 차별점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CU 자체 브랜드(PB)인 '헤이루(HEYROO)' 상품이다. 진영호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CU는 환경보호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친환경 소비 환경을 조성하는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실행해 대한민국이 친환경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닐 테이프 없는 친환경 배송박스도

11번가는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제작한 '친환경 택배 박스'를 도입하며 환경을 위한 경영에 동참했다. 11번가는 지난 1월부터 상품기획자(MD)가 직접 선발하는 '십일초이스' 상품 가운데 일부를 대상으로, 테이프를 모두 없애 해체, 분리배출이 용이한 친환경 '테이프리스(tapeless)' 박스에 담아 배송하기 시작했다.

테이프리스 박스는 접착테이프 자체를 사용하지 않고 조립해 쓰는 방식으로 폐기 시 테이프 제거가 필요 없고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박스다. 3kg 이하 중량이 가벼운 상품들을 담을 수 있는 1호 사이즈(230*160*120mm)로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11번가 직배송 택배박스의 경우 사이즈 1~5호 모두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졌고, 테이프가 필요 없는 테이프리스 1호를 제외하고 전부 비닐 소재의 테이프 대신 ‘종이 테이프’를 사용하고 있다. 오는 3월부터는 비닐 완충재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완충재’로 교체하고, 박스 외관 디자인에 "11번가는 환경을 생각하여 종이 포장재를 사용합니다" 문구를 담아 고객들이 상품 수령부터 폐기까지 환경보호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진우 11번가 배송혁신 티에프(TF)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급증한 택배박스 관련해 환경오염 요소를 줄일 수 있는 대체 방안들을 계속해서 고민해왔다"며 "앞으로 셀러들과 친환경 택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고객들이 상품을 수령하고 폐기하는 모든 과정에서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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