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러시아 백신 관계자 이달 방한 유력…"백신 생산 늘려줄 파트너 물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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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21-02-0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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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백신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 조성…이달 '러시아 국부 직접투자펀드(RDIF)' 관계자 방한 유력시

  • 국내 위탁 생산망 대폭 확대하고, 적합한 파트너 물색…"정부와 직접 접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사진=연합뉴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효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달 러시아 측 관계자의 방한이 유력시돼 귀추가 주목된다.

스푸트니크 V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 연구팀이 '러시아 국부 직접투자펀드(RDIF)'의 투자를 받아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다. 이 백신은 RDIF와 국내 제약사인 '한국코러스'의 계약을 통해 이미 작년 12월부터 강원 춘천 공장에서 위탁 생산(CMO)이 이뤄져 왔다.

이번 러시아 관계자 방문은 급증하고 있는 백신 수요층에 대비, 기존에 더해 위탁 생산망을 대폭 확대하고 이에 따른 적합한 새로운 파트너를 추가로 물색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러시아 측이 스푸트니크 V 도입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의 직접적인 협의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러시아 백신 사용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고, 정부까지도 러시아 백신의 도입 의사를 조심스레 밝히면서 이 같은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9일 RDIF에 정통한 한 국내 관계자는 "현재 RDIF는 한국 백신 시장에 큰 관심이 있고, 국내 CMO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물색하는 중"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백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 확대를 타진하고 있다. 이달 방한해 백신을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업체들과 접촉하고, 세부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코러스 측이 RDIF와의 계약을 통해 CMO하는 스푸트니크 V 백신 물량은 연간 1억5000만 도즈 규모다. 이들 물량은 국내가 아닌 전량 중동 지역에 공급된다.

RDIF 관계자가 이번에 방한하는 이유는 바로 이 생산 물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러시아 측은 한국코러스에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추가 생산을 의뢰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코러스의 규모 문제로 백신의 추가 생산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러시아 측은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축해 생산량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국내 관계자는 "RDIF는 최근 거론된 녹십자뿐만 아니라 백신의 대량 CMO가 가능한 다양한 업체들과 접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물망에 오를 것"이라며 "이달 RDIF의 방한 이후 CMO를 주도하는 업체의 윤곽도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그동안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러시아 백신이 최근 재조명되는 것은 효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서다. 러시아 백신은 불과 작년 8월까지만 해도 임상 시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개발된 세계 최초 백신이라며 외면받은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 백신에 대한 효능이 객관적으로 입증되기 시작하면서 평가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러시아 연구팀은 이달 2일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스푸트니크 백신의 임상 3상 결과를 게재했는데, 이에 따르면 이 백신은 예방 효과가 약 91.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효과가 비교적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95%), 모더나(94.15%)와 비슷하고, 아스트라제네카(7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접종비가 총 2회 기준으로 20달러(약 2만3000원)로 화이자나 모더나의 절반가량에 불과한 점, 2~8도의 냉장 보관이 가능해 수송에 강점을 갖춘 점도 긍정적 인식에 한몫하고 있다.

러시아 백신에 대해 계획이 없다던 우리 정부가 입장을 선회한 점도 러시아 백신의 국내 도입 가속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RDIF 측이 직접 정부와 접촉할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8일 "바이러스 변이라든지 공급의 이슈 등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추가 백신에 대한 확보 필요성, 내용 등에 대해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러시아 백신에 대해 계약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떠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사실상의 스푸트니크 V 백신의 국내 도입 의사를 조심스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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