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신(兩申)'의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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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1-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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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민준 LG배 트로피 번쩍

  • 신진서 두 번째 MVP 수상

신민준 9단과 신진서 9단(왼쪽부터)[사진=한국기원 제공]


'양신(兩申)'의 시대가 도래했다. 신민준(22) 9단은 커제(중국) 9단을 누르고 LG배 트로피를, 신진서(21) 9단은 생애 두 번째 최우수기사상(MVP) 트로피를 번쩍 들었다.

지난 4일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신민준이 중국 최강 커제에게 신명 나는 역전승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일반 대회도 아닌 메이저 세계대회 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총규모 13억원)에서다.

1국에서 패배한 신민준은 2국에서 1승을 따낸 뒤 "커제를 이기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기적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간절함이 통했을까. 4일 진행된 최종 3국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신민준을 상대한 커제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머리를 쥐어뜯었다.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다 마시면 떠 오기 바빴다. 230수부터 무의미한 바둑이 이어졌다. 그러던 320수 계가 결과 신민준이 3집반승을 거두었다.

2승 4패였던 상대 전적을 결승 3번기를 통해 4승 5패로 좁혔다. 커제는 경기 직후 분노하며 '펑펑' 울었다.

그리고 이날 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시상식이 조선일보 본관 1층 조이홀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 신민준은 "세계대회 타이틀이 어울리는 프로기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는 2020 바둑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바로 신진서다. 그는 이날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MVP를 거머쥐었다. 또한, 바둑 랭킹도 14개월 연속 왕좌에 앉게 됐다. 명실상부(名實相符) 한국 바둑 최강이라 불릴 만하다.

신진서는 선정위원단 투표 93.55%, 네티즌 투표 78.24%, 합계 88.95%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신진서는 "더 잘하라는 의미로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기쁘다. 팬들의 응원으로 힘들 때도 기운이 많이 날 것 같다"며 "지난해 LG배를 우승하면서 기분 좋게 새해를 출발했다. 중국 선수들을 많이 이겨서 기쁨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신민준(申旻埈)과 신진서(申眞言)의 성을 따서 '양신'이라 부른다. 양신(兩申)이 될 수도, 양신(兩神)이 될 수도 있다. 최근 한국 바둑은 중국 바둑에 밀리는 형세를 보였다. 그러나, 신진서·박정환(28) 9단 투톱에 이어 신민준의 등장으로 반격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신진서가 응씨배와 춘란배 결승에 올라 있는 상황이고, 신민준이 커제와의 간격을 좁혔기 때문이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한국 기사가 세계대회 결승전에 중국 기사를 꺾은 것은 6년만"이라며 "한국 바둑의 축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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