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일본정치] ②日스가 장남 '세이고', 고위관료 불법 접대...'청렴·개혁 이미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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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2-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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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지지율 붕괴세를 맞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또 다시 악재를 만났다. 측근들의 잇딴 비리 적발로 난처한 상황에서 장남인 '세이고 스가'와 관련한 비리 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지난 3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스가 총리의 장남 세이고가 일본 총무성 간부를 불법 접대했다고 보도하며 세이고의 접대가 국가공무원 윤리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슈칸분슌에 따르면, 일본 위성방송사인 도호쿠신샤에서 근무하는 세이고는 지난해 10~12월 사이 회사의 인허가권 획득을 위해 총무성 소속의 아키모토 요시노리 정보유통행정국장, 다니와키 야스히로 총무심의관, 요시다 마비토 총무심의관과 부하직원 4명을 접대했다.
 

슈칸분슌 최신호.[사진=슈칸분슌·연합뉴스]


도호쿠신샤는 위성방송채널인 '스타채널', '바둑장기채널', '더시네마' 등을 보유 중이며, 총무성은 이들 채널의 인허가권을 갖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10~12월 4차례에 걸친 접대에 매번 스가 총리의 장남이 동석했고, 참석한 총무성 간부는 달라졌다. 특히, 10월 7일 접대 당시에는 1인당 4만엔(약 42만5천원)이 넘는 도쿄의 고급 음식점에서 회식을 하기도 했다.

세이고는 이들 관료와 함께 고급 식사는 물론, 헤어지기 전에는 고급 초콜릿 등 간단한 선물과 택시비 등을 제공했다.

슈칸분슌은 같은 날 발매한 최신호(2월11일 호) 잡지를 통해 사건 경위를 상세히 보도하면서 접대 당시 사진 등도 공개했고, 세이고가 지난 2008년 도호쿠신샤에 입사할 때부터 영화 전문 채널인 스타채널 등과 관련해 총무성 창구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잡지는 세이고의 입사 전후 도호쿠신샤는 총무성의 각종 인허가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성장했으며, 도호쿠신샤가 스가 총리를 후원하는 기업 중 하나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스타채널은 과거 스가 총리가 총무성 부대신이었던 2005년 12월 당시 총무성으로부터 BS(위성)디지털 방송 위탁 업무 승인을 받었고, 이후 2012년에는 도호쿠신샤의 바둑·장기 채널이, 2017년에는 고화질 4K 방송 관련 도호쿠신샤의 자회사인 도호쿠신샤미디어서비스가 위성 기간 방송 사업자로 승인받았다.

스가 총리는 반려인인 스가 마리코와 함께 슬하에 3남을 뒀다. 39세 전후로 추정되는 장남인 세이고는 명문인 메이지대 출신으로 대학 졸업 전후에는 '키마구렌'이란 밴드에서 그룹 결성 초기에 함께 음악 활동을 했다.

이후 스가 총리가 총무상에 재임 중이던 2006년에는 스가의 비서관으로 약 9개월 동안 근무했다. 2008년 도호쿠신사에 입사한 그는 2009년에는 사업전략부장으로 승진했고, 작년 5월1일부론 미디어사업부에서 취미·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총괄부장으로 재임 중이다.

이날 슈칸분슌의 보도는 사실로 드러나면서 향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도호쿠신샤 측은 "정보 교환을 목적으로 직원이 총무성 분들과 회식한 사실이 있다"면서 "도호쿠신샤와 총무성 해당 관료들은 서로 이해 관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총무성은 "상대의 요청에 응해 회식했다"면서 "음식 대금, 선물, 택시 티켓의 비용을 부담했으며 신고가 필요한 자는 2일 신고했다"고 발표해 접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위법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접대 의혹을 받는 아키모토 국장은 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스가 총리의 장남과 회식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당시 회식비와 교통비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회식 당일에는 비용을 자신이 부담하지 않았지만, 사후에 돌려줬다고도 설명했다.

스가 총리 역시 이날 저녁 총리관저에서 취재진을 만나 "(해당 보도에 대해) 전혀 알고 있지 않다"면서 "총무성에서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리가 직접 장남으로부터 보도와 관련한 사정을 들을지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스가 총리는 4일 중의원 예산위에서 세이고에게 전화해 "조사에 들어가면 협력하라"고 요구하는 등 장남과 관련한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표명했지만, 그간 정치 생활에서 일본의 세습 정치를 반대하는 등 청렴과 개혁 이미지를 내세워 왔던 터라 이미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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