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전공자 수요↑" 중국 뜨거운 e스포츠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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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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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스포츠 전문기관까지 완비...성장세 날개 달 듯

  • 대기업·정부 지원으로 성장중 '코로나19'로 탄력

  • 올 산업 규모 28조원 예상...아시안게임에 쏠린 관심

"아직 졸업 전이지만, (우리 과) 취업률 상황은 매우 좋다. 굳이 e스포츠 학과라고 해서 그 분야로 취업하려는 동기는 별로 없다."

중국 촨메이대학 디지털엔터테인먼트학과에 진학 중인 천쯔항이 최근 중국 경제 매체 디이차이징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엔터테인먼트학과는 2017년 중국 최초로 설립된 e스포츠학과로,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졸업을 앞둔 천씨는 해외 유학을 가서 e스포츠학과가 아닌 다른 학과를 새롭게 공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학과 동기인 장샤오쉬안도 마찬가지다. 장샤오쉬안은 높은 학업 성적으로 졸업하는 장학생이지만, 그도 e스포츠가 아닌 인터넷기업에 취직했다고 했다. 그는 미디어 업종에 종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진=웨이보 캡처]

"굳이 프로게이머 아니더라도···" e스포츠 인재 중국 곳곳서 수요↑

e스포츠학과 졸업생들이 전공을 살리지 않고 다른 분야로 취직한다는 소식이 최근 중국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의 검색어 순위에 한동안 오를 정도였다.

그만큼 중국 내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준다. 원래도 인기였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e스포츠학과 졸업생들이 e스포츠 분야에서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사실이다.  프로게이머가 아니더라도 IT,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종에서 취업할 수 있는 직장이 곳곳에 널려있어 일자리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 e스포츠의 뜨거운 열풍에 비교하면 중국 내 e스포츠 교육 수준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양한 업종에서 e스포츠 인재를 필요로 하는 만큼, 단순히 e스포츠 게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프로그래밍, 영상편집 등 커리큘럼 비중을 늘려 학생들이 다방면으로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국 당국·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올해도 고속성장할 듯 
실제 중국 곳곳에서는 e스포츠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 전문기관을 설립해 e스포츠 교육자를 양성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2일 창장르바오(長江日報)는 우한시 토지·부동산거래센터를 인용, 우한시에 조만간 국가급 e스포츠 훈련·교육 기관이 설립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해당 기관은 중국 선전부 산하 e스포츠 훈련 기관 및 교육 기관이 될 것이라고 매체가 전했다. 국가급 전문 시설까지 완비된다면 관련 산업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사실 중국 e스포츠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고속 성장을 거둬왔다. 이는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중국 당국은 2016년부터 e스포츠 발전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당시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직접 모바일 e스포츠대회를 개최했을 뿐 아니라 e스포츠산업연맹을 설립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당국뿐만 아니라 지방 정부 역시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지방 정부들은 관련 산업 발전에 힘을 쏟았다.

수도 베이징시는 지난해 4월 베이징시 전국문화센터 건설 중장기 규획을 발표해 e스포츠 산업 발전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어 8월엔 베이징을 전 세계 e스포츠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베이징시 당국이 지난 2019년 베이징의 게임 산업 규모를 1500억 위안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하며 e스포츠팀 육성, 게임 개발 산업단지 조성 등을 공언한 것과 맞닿는다.

상하이시 푸둥신구도 앞서 3년 내 50억 위안을 투자해 게임 및 e스포츠 산업을 육성할 계획을 내놨다. 기량이 뛰어난 e스포츠 선수에게는 인재 전용 아파트 입주, 후커우(戶口·호적) 취득, 학교 입학 등 혜택을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특혜도 주기로 했다.

쓰촨성 인민정부 역시 'e스포츠+' 산업 발전을 위한 의견을 발표해, 청두시 e스포츠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고, e스포츠 산업 생태계를 개선, e스포츠+ 융합발전 등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광저우시 황푸구도 관련 정책을 내놓으면서 e스포츠를 장려했다. 황푸구는 △e스포츠 산업 클러스터 구축 △e스포츠 산업 인재 인증 서비스 체계 마련 △전국 일류 e스포츠 서비스 체계 개선 △10억 위안 상당의 e스포츠 게임산업 펀드 설립 장려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 대기업들도 e스포츠 투자에 적극적이다. 중국 정보기술(IT) 공룡인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이어 최근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도 관련 분야 투자에 열을 올리겠다고 나섰다. 

비리비리는 지난달 1억8000만 위안(약 31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저장촹샹문화펀드가 주도한 해당 펀드에는 톈푸문화투자기금과 보루이미디어 등이 참여했다. 비리비리는 이번 투자를 토대로 향후 지속적으로 e스포츠 지식재산권(IP) 콘텐츠 관련 개발 및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e스포츠에 적극 투자 행보를 보인 바 있다. 특히 텐센트는 지난 2017년 발표한 'e스포츠 5개년 계획'을 통해 1000억 위안을 투자해 리그 및 토너먼트 유치를 위한 경기장 건설, 예비 선수 육성에 총력 지원하기로 했다.
 

[그래픽=아주경제]

 
코로나19 비대면 트렌드 확산에 지난해 성장세에 속도↑

중국은 이미 e스포츠의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다 코로나19 팬데믹 수혜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e스포츠산업 성장세는 눈부실 정도다.

중국 게임산업연구원이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2020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e스포츠게임 판매 수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16%나 늘어난 1365억5700만 위안이다. 지난 2019년 e스포츠게임 전체 수익과 2018년 전체 수익이 각각 947억2700만 위안, 834억3800만 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e스포츠 이용자도 전년 동기 대비 9.65% 늘어난 4억8786만명에 이른다. 중국인 3명 중 1명꼴로 e스포츠를 즐긴다는 얘기다.

올해도 중국 e스포츠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특히 오는 2022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관심이 증폭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첸잔산업연구원은 2021년에 시장 규모가 1651억 위안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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