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당분간 완화적 통화 기조 유지…빚투는 감내 어려운 손실 유발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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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1-01-1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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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자료=한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완화적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단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총재는 15일 금융통회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연 기자 간담회에서 “경기회복 불확실성이 커서 취약계층의 위험은 단시일내 해소되기가 어렵다고 본다"며 "금리 정책의 기조 전환 관련 언급은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1월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 총재는 또 최근 벌어지는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에 대해 “가격 조정에 따라 향후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큰 우려를 드러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국내 작년 4분기 및 올 1분기 경제성장에 ‘코로나19' 3차 확산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걸로 보는지

겨울에 접어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 조정됐다. 그 영향으로 소비가 11월 전망 당시보다 더욱 부진한 상황이다. 3차 유행의 충격은 지난 1,2차에 비해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IT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 설비투자 등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성장률 전망치는 11월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의 코로나 백신 접종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는데,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내외 모두 당초 예상보단 백신 도입 시점이 빠른 상황이다. 미국과 영국은 이미 접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당초 중반쯤 시작될 걸로 예상됐지만, 정부는 내달 접종에 돌입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곧 구체적인 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경제흐름을 내다볼 때 정부의 계획 등 감안해서 살펴볼 것이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면서 버블이란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는지

코스피는 작년 11월 이후 특히 상승세가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엔 국내기업들의 실적 개선 전망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가 작용했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다. 결국 버블 여부를 판단하려면 기대가 예상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현재로썬 쉽지 않다. 가장 우려하는 건 너무 과속하게 되면 조그만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단 점이다.

-작은 충격에 흔들리는 걸 구체적으로 풀어보자면?

예컨대 현재 대다수 전문가가 주요국들이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갈 거란 전망을 내놓지만, 여기서 소폭의 변화라도 생기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외 사전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백신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도 위험요인 중 하나다. 한은은 주가가 급격히 조정을 받을 경우, 시장에 미칠 부정적 요인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금융시스템에 위험을 줄 가능성은?

한은은 주기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자산 가격 조정이 있을 때 금융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현재로썬 어느 정도 자산가격의 조정이 발생하더라도 전반적인 복원력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작년에 가계 대출이 100조원 넘게 늘었다. 향후 부실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가게부채가 크게 느는 덴)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코로나 이전에도 높은 수준이었던 만큼, 부실 위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부실 우려가 크진 않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금리가 낮아졌고 대출 평균 만기도 이전보단 장기화됐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서 가계에 DSR이 낮아진 게 사실이다. 가계부채는 중앙은행 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관계부처와 장기적인 노력을 지속해갈 것이다.

-부동산에 이어 주식 자산 쏠림이 심화되고 있는데?

그간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자산시장 팽창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다. 가장 우려되는 건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투자 확대다.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압력으로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운 손실도 유발할 수 있다. 개인의 투자는 선택의 문제지만,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켜서 하는 투자는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다.

-현재 완화적 통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각에선 미국보다 우리나라의 정상화 시점이 빠를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통화 정책 방향이 미국을 그대로 따라가는 건 아니다. 정상화 속도는 각 국별로 처한 여건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이 완화기조를 오래 끌고 가는 건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효과가 있지만, 추후 상황에 따라서 결정될 문제다.

-한은의 유동성 지원 종료 시점을 대략 언제쯤으로 보는지

지난해 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해 대출 금리를 낮추고, 한도는 늘렸다. 또 회사채 CP 매입기구 설립을 통한 운영도 진행했다. 이는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에 처한 기업의 자금조달을 돕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서 금융시장 부담 등을 방지하는 게 큰 목적이다.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현재도 어려움 지속 중인 만큼, 지원을 성급하게 거둬드리진 않을 것이다.

-유동성 관련 비상조치의 적정 종료시점은?

현재 취한 조치의 만기가 도래하게 되면, 연장했을 때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파악하면서 종료 여부 결정할 생각이다.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보나

개인적인 의견은 선별적 지원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코로나 위기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어서 한정적 재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보면 코로나 피해가 집중된 소상공인 등 어려운 계층을 지원하는 게 효과가 높고 경기 회복의 속도도 빨라진다.

-그간 푼 돈이 실물 경제로 이동하게 하려면 어떠한 노력 필요할지

상당히 근본적인 문제이다.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기업 활동을 촉진하는 것이다. 이후 기업이 경제 활력 높이고 수익성 제고를 도모하는 것이 이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국고채 장단기 금리가 벌어지는 현재 동향에 대한 판단은

국고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당폭 상승했다. 이후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된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금리차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수익률 곡선 어느 정도가 타당한지 이런 건 대내외 금융 경제상황을 같이 놓고 판단할 문제다. 최근 장기 금리 상승한 건 채권 수급에 대한 경계도 있겠지만, 향후 주요국이 펼칠 경제정책 방향과 그것이 경기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시장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금리차 확대되는 현상은 미국 등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한 현상이다.

-디지털화폐CBDC) 발행 관련 진행 상황은 경쟁국과 비교했을 때 어떻게 되나

우리나라는 가까운 시일 내 CBDC 발행 필요성이 적은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급 결제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는 해나가고 있다. 작년에는 (CBDC) 도입에 앞서 여러 가지 제도적으로 보완할 문제는 뭐가 있는지 여부를 살폈다. 올해는 가상환경 아래서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하고 성능, 안정성 문제 등 테스트할 것이다. CBDC 관련 연구 속도는 주요국과 같거나, 조금 빠르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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