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종합화학 IPO, 한화그룹 3세 경영의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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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1-0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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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남 김동관 사장 한화솔루션과 삼남 김동선 상무보 한화에너지에 호재

올해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공개(IPO)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의 3세 경영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과 삼남인 김동선 상무보가 최근 복귀한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의 주요 주주이기 때문이다. IPO가 마무리되면 김 회장의 두 아들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의 재무구조와 경영성과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은 올해 초부터 국내 유가증권(코스피)시장이나 미국 나스닥 시장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최근 국내 IPO를 위해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낸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앞서 모건 스탠리와 JP 모건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해 나스닥 상장을 타진한 것으로도 파악된다.

IB업계에서는 한화종합화학의 IPO를 예견된 일로 보고 있다. 지난 2014년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이 맺은 계약에 따라 올해 4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은 화학·방산 계열사를 사고파는 2조원 규모의 '빅딜'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화학 계열사(현 한화종합화학)의 다수 지분을 한화에 넘겼으나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보유한 지분 총 24.1%를 넘기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서 한화그룹이 올해 4월까지 한화종합화학의 상장을 마쳐 액시트(투자금 회수) 기회를 마련해주기로 약정했다.

동시에 IB업계에서는 한화종합화학의 IPO가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도 묘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향후 경영권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주요 계열사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의 지분을 대규모로 쥐고 있어 재무구조와 경영성과 개선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9월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사장으로 승진한 후 올해 처음 최고경영자(CEO)로서 실적을 검증받을 차례다. 김 상무보도 지난해 연말 갑작스레 한화에너지에 입사한 이후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의 실적이 개선될 경우 상당한 업적이 발생하는 셈이다.
 

[사진=각 사]
 

아울러 두 계열사의 재무상황도 좋지 않은 시점이다.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7년 말 120.6%에서 2019년 말 170.1%, 지난해 9월 말 154.3%로 악화됐다. 30%대에서 관리되던 차입금 의존도도 2019년 말 42.2%, 지난해 9월 말 42.4%로 악화되고 있다.

한화에너지도 2018년 말 145.3%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93.6%로 악화됐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도 46.1%에서 54.4%로 악화됐다. 복수의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의 신용등급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사진=각 사]
 

또한 한화종합화학의 IPO는 한화에너지의 대주주이자 경영권 승계의 '현금창구'로 주목을 받는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김 사장과 김 상무보,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등 김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구조적으로 한화에너지의 재무구조 개선은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 증대로 이어지게 된다. 이 경우 에이치솔루션은 김 사장 등 3형제에게 더 많은 배당을 단행할 수 있다. 실제 에이치솔루션은 최근 4년 동안 김 사장 등 3형제에게 18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종합화학이 IPO를 잘 마무리하면 삼성과의 약정, 주요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 경영권 승계의 명분 쌓기를 한 번에 해낼 수 있다"며 "지난해 연말 갑작스레 김 상무보를 한화에너지로 복귀시킨 것은 한화종합화학 IPO를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었는가 싶다"고 말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사진 왼쪽)과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 [사진=한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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