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성장 ESG 시장… 신평사도 채권평가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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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1-01-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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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신용평가사가 해마다 폭풍성장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시장에서 ESG 채권 평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ESG 원화채권 발행 규모는 최근 1년 사이 2배, 3년새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ESG 채권 시장이 커진 데 비해 감독체계는 턱없이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나이스신용평가는 ESG 인증 평가방법론을 공표하고 2020년 12월 31일부터 ESG 채권 인증평가를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나신평의 ESG 채권 인증 평가는 신용평가방법론 위계와는 독립적인 부수업무 평가방법론으로 인증등급·인증의견을 낸다.

개별 발행대상 채권별로 인증 등급을 부여하며 상대적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 4개 평가범주, 11개 평가지표에 대한 평점방식을 기반으로 모델등급이 산출하고 이후 환경·사회 공헌 활동과 부정적 논란이 되는 이슈, 그린 워싱(위장 환경주의) 등 기타고려요소를 반영해 최종등급이 결정하는 구조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보다 앞서 지난해 국내 신용평가사 최초로 ESG 금융상품에 대한 인증평가를 도입하기도 했다. 한신평은 지난해 초 ESG 채권 인증사업 추진을 밝히고 'ESG금융 인증' 평가방법론을 발표했고, 같은해 말 방법론 개정안을 냈다. 개정안에는 ESG 요소가 신용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IPS(Issuer Profile Score)와 CIS(Credit Impact Score)를 새롭게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한국기업평가도 지난 4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인증 평가방법론을 공표하고, ESG 인증평가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신용평가 3사 모두 ESG 인증 평가를 도입한 것이다. 지금까지 ESG 채권을 발행할 때 공식 인증은 주로 회계법인에서만 진행했다. 국내에서 기업의 ESG 요소를 평하고 등급을 매기는 기관도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 대신경제연구소, 서스틴베스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4곳과 한화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몇 곳에서만 하고 있었다.

ESG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 채택 이후 유럽 각국은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법제화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도 각각 2050년과 2060년까지 탄소중립 선언을 했다. 우리나라 역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신평사들의 ESG 채권 인증평가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이유다. 

국내 ESG채권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ESG 원화채권 발행은 한국거래소 등록 상장종목 기준(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장학재단, 예금보험공사 제외) 지난 2018년 발행사 3곳 발행액 6000억원에서 2019년 12곳 3조1000억원, 지난해 20곳 6조1000억원으로 최근 3년새 10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ESG 채권 발행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ESG 시장 성장에 따라 평가기관도 크게 늘면서 이를 관리·감독하는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SG 기준을 평가하기 위한 통일된 지표가 없고 우선 순위를 부여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라 자칫 주관적인 평가에 그칠 수 있어서다. 현재 정부도 이를 위해 한국형 녹색채권 외부 검토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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