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VE, 대한류 시대가 온다] ③현대차 '수소차' 장르 열다...정부도 지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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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1-01-0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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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쏘 성공 이어 상용 수소차 엑시언트 도전

  • 1998년 연료전지개발 조직 23년 연구 결실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일군 한국의 경제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의 성장률은 -1.1%로 잠정 집계됐다. OECD는 "한국은 효과적인 코로나19 방역조치로 OECD 회원국 중 성장률이 가장 작은 폭으로 감소했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원으로 소비가 살아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8%를 제시했다. 미국(3.2%), 일본(2.3%), 독일(2.8%), 프랑스(6%), 영국(4.2%) 등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치지만, 이들 국가의 고성장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3~11% 역성장한 데 대한 반동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방역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훌륭히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부터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19라는 환난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파고인 'K-WAVE'를 전 세계에 파급시킬 채비를 마쳤다.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 성장은 반도체, 스마트폰, 소재·부품·장비(소부장)라는 3대 효자 산업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미래 친환경 자동차인 수소차가 경제 성장의 새 원동력으로 합류한다. 조선, 건설기술도 경기가 풀리면서 반등할 전망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5G, 진단키트 등 한국이 전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과 게임, 영화, K팝처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이크로FN+지급결제, MTS, 공정거래법+전자세정 등 한국의 앞선 디지털 환경도 널리 파급시킬 필요성이 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한국 경제의 주역들을 집중 조망하기 위해 'K-WAVE가 온다'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①반도체
②스마트폰
③수소차
④소재‧부품‧장비
⑤5G
⑥조선
⑦진단키트
⑧게임
⑨푸드
⑩건설기술
⑪마이크로FN+지급결제
⑫MTS
⑬공정거래법+전자세정
⑭영화
⑮K-POP
⑯전문가 인터뷰<끝>


2018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현대자동차는 이 전시회에서 수소연료전지 전기차(FCEV·이하 수소차) '넥쏘'를 전 세계에 공개하고 본격 수소차 시대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당시 시장에서 판매되던 수소차는 일본 도요타 '미라이'와 혼다 '클래리티', 현대차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투싼ix 퓨어셀' 정도가 전부였다. 

현대차는 경쟁사 차량뿐 아니라 자사의 첫번째 양산 수소차인 투싼ix 퓨어셀보다 한층 진화된 넥쏘를 선보이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투싼ix 퓨어셀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15㎞ 정도였지만, 두번째 양산 수소차 넥쏘는 이를 609㎞(한국 기준)까지 47%가량 끌어올렸다.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넥쏘' 세계 1위··· 수소 상용차 시대 개막

넥쏘는 수소차 역사에서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2019년에는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4987대가 판매되며 수소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해 7월에는 글로벌 누적 판매 1만대(내수 8233대, 수출 1784대)를 돌파했다. 2018년 3월 출시 이후 2년 4개월 만에 기록한 성과다. 이는 2014년 출시돼 약 5년 만인 2019년 누적 판매 1만대를 넘어선 미라이보다 빠른 성과다.

현대차는 넥쏘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상용차로 수소차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 수소전기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한 것은 현대차가 세계 최초다. 엑시언트에는 총 32㎏의 수소 저장 용량을 갖춘 7개의 대형 수소탱크가 장착돼, 1회 충전으로 약 400㎞를 주행할 수 있다.

엑시언트는 그 어떤 친환경 상용차보다 경제성과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적인 전기 트럭의 경우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선 배터리 용량을 키워야 하는데, 이럴 경우 배터리 부피와 무게가 증가해 화물 적재용량과 에너지 효율이 감소한다.

반면 엑시언트의 수소탱크는 동일한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보다 부피가 작은 것은 물론 무게도 5분의2 정도로 가볍다. 더 많은 짐을 싣고,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엑시언트의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유럽에 2만5000대, 북미에 1만2000대, 중국에 2만7000대의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1998년 연료전지개발 조직 신설

현대차가 이처럼 수소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데는 친환경 에너지 수소에 대한 오랜 연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대차의 수소차 역사는 무려 2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현대차는 연료전지개발 조직을 신설하며 수소차 개발에 착수했다. 2년 만인 2000년에는 싼타페를 바탕으로 한 자사 최초 수소차 개발 모델을 만들었다. 이어 2005년 연료전지 시스템 국산화에 성공했고, 주행거리 384㎞에 달하는 개발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현대차는 국내외 수소전기차 시범운행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연료전지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2010년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양산 모델을 개발했다.

그간 연구해왔던 연료전지를 탑재하고, 핵심 부품 모듈화와 부품 공용화 등을 실현해 2013년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차 투싼ix 퓨어셀, 2018년 최장 주행거리 수소차 넥쏘, 2020년 세계 최초 상용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등을 선보이게 됐다.

전 세계에서 현대차의 수소차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세계 수소전기차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총 6664대가 판매됐으며, 현대차는 이 중 4917대를 팔아 점유율 73.8%를 나타냈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61.3% 증가한 수치다.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투싼ix 퓨어셀'.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수소 생태계' 구축 앞장

현대차는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수소차 관련 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협업하고 있다. 수소차가 도로를 자유롭게 누비기 위해서는 '생산-공급-사용'이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수소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2019년에는 모빌리티서비스업체인 '현대하이드로젠모빌리티'를 스위스의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과 함께 설립했다. 이를 통해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에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이스라엘의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기술업체인 H2프로(H2 Pro), 스위스 수소 저장·압축 기술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와 수소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H2 Pro가 보유한 수전해 기술은 기존 대비 20% 더 적은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하며, GRZ의 금속수소화물 기반의 수소압축기술은 수소충전소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전력투구··· 정부 지원 사격

정부 역시 수소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가 되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해 10월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수소경제 가속화를 위해 올해 수소 모빌리티, 수소 공급 인프라, 수소 핵심 기술개발, 수소시범도시 등에 약 8000억원 규모의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울산, 경기 안산, 전북 전주·완주, 강원 삼척 4개 지역에 '수소시범도시' 구축을 본격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수소도시법'을 제정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또 정부와 현대차 등은 올해 2월 상용차 수소 충전소 구축 운영회사인 '코하이젠'을 설립하고, 2023년까지 35개 이상의 충전소를 설치한다. 우선 올해 기체 방식의 상용 수소 충전소 10개를 설치하고, 2023년까지 액화 수소 방식의 충전소 25개를 추가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해 7월에 열린 제1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선 2030년까지 수소차 85만대, 수소충전소 660기 확충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수소전문기업 육성에도 나선다. 수소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 지원규모를 2022년 200억원에서 2025년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 2030년에는 2000억원 수준으로 늘린다. 이를 통해 수소전문기업 1000개를 육성하고, 매출액 1000억원 이상 에너지 혁신기업 100개를 키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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