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스마트하게 변신 롯데마트 광교점, 반년만에 온라인 판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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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12-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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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류거점 혁신매장 롯데마트 광교점 가보니

  • 코로나 재확산 12월 일평균 온라인 주문 1050건

  • 주문량 급증에 따라 전직원 상대 피킹&패킹 교육

"아이고, 언니! 우리 참 오늘 얼굴 보기 힘드네." 사회적 거리두기로 거리가 한산한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수원 영통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광교점 피커(장보기 사원)들은 서로 얼굴 마주 볼 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온라인몰로 받은 주문을 2시간 내 배송해주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위해서다. 이들은 카트에 초록색 바로배송 전용 장바구니 여러개를 싣고, 연신 어깨에 멘 휴대단말기(PDA)를 살폈다. 챙겨야 할 고객 주문을 확인한 것이다. 식품 코너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PDA에 김치, 우동, 어묵, 우유 등 상품의 바코드를 찍어 확인 작업을 거친 후 장바구니에 옮겨 담았다. 고객 대신 장을 봐주는 셈이다. 

피커들은 배송 바구니를 들고 매장 곳곳에 배치된 '스테이션'이라는 곳으로 이동했다. 스테이션은 주문 상품 유형에 따라 농산, 축산, 조리, 가공, 일상, 생활문화 등 각 구역이 나뉘어 있었다. 피커가 바구니를 스테이션 컨베이어 벨트에 올리자 바구니는 엘리베이터를 탄 것처럼 공중으로 떠올랐다. 출발한 수십개의 바구니는 광교점 매장 위를 줄지어 날아다니며 자동화 패킹 시설이 갖춰진 매장 뒤편(집하장)으로 모였다. 집하장에는 10명 남짓한 인원이 검수 및 포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관련기사/ 매장 후방 물류공간으로 대변신…대형마트 온라인 생존법>

25일 롯데마트 광교점에서 피커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PDA 확인하며 장보는 피커, 피킹 스테이션에서 집하장으로 장바구니를 보내는 피커, 매장 위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는 장바구니, 자동화 패킹 설비를 갖춘 매장 후방 집하장에서 검수 및 포장 작업 중인 직원들. [사진=서민지 기자]

광교점은 요즘 인기가 많은 와인 코너 앞에 집하장을 통유리로 공개해 놓았다. 덕분에 고객들은 피킹 스테이션, 컨베이어 벨트, 후방 자동화 패킹 설비까지 롯데마트 '스마트스토어'의 모든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신기한 광경에 매장 방문 고객들의 눈은 휘둥그레졌고, 일부 아이들은 매장 위로 지나다니는 바구니를 쫓아다니기도 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상품이 고객 품으로 들어가기까지는 2시간이 채 안 걸린다.

매장 내 한 피커는 "고객 주문과 동시에 피킹이 시작돼 패킹까지 30~40분 이내 완성된다"면서 "주로 신선식품 주문이 많기 때문에 냉장보관한 후 배송차량이 도착하면 바로배송된다"고 했다. 이어 "크리스마스 당일인 이날은 온라인 주문이 그래도 많이 없는 편"이라면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주문이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 말 20~40대 인구 비중이 높고 아파트에 사는 직장인이 많은 광교점과 중계점에 바로배송이 가능한 스마트 스토어 체제를 구축했다. 두 곳은 기존 15km의 광역상권을 기준으로 원하는 시간대를 설정해 주문한 물건 받아볼 수 있는 '예약 배송'과 함께 2시간 내 주문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는 '바로 배송'이 가능한 물류혁신 점포다. 현재 광교점은 이의동 36곳, 하동 10곳, 원천동 5곳 등 모두 51곳에 바로배송이 가능하다.

스마트스토어는 중국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매장인 '허마센셩(盒馬鮮生)'에서 실시하는 '3㎞·30분 배송정책'을 벤치마킹했다. 허마센셩은 중국 내에서 유통혁신을 일으킨 신선식품 매장으로 3㎞ 이내 지역에 30분 배송을 실시한다. 예컨대 요리 중 재료가 부족할 경우 요리가 끝나기도 전에 배송이 완료된다는 콘셉트다. 만약 롯데마트가 허마센셩처럼 스마트스토어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다면, 쿠팡·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경쟁사보다 하루 이상 빠르며 배송판도를 완전히 뒤집게 된다.

[사진=롯데쇼핑 제공]

일단 광교점은 코로나19 바람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광교점의 하루 평균 온라인 주문 건수는 12월 기준 1050건에 달한다. 5월 주문건수 대비 약 30% 증가한 수치다. 갈수록 늘어나는 온라인 주문에 일손이 부족할 지경이다. 자동화 설비가 갖춰져 있지만 장보는 업무와 검수는 사람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영업 담당들이 피킹 업무를 병행하고 있으며,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은 20명 내외다.

때문에 광교점은 전 직원을 상대로 피킹&패킹 교육을 펼치고 있다. 바로배송 이전에는 온라인 주문 업무만 처리하는 직원들이 있었지만, 이젠 전 직원이 피킹&패킹 업무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등으로 배송 물량이 증가하게 되면 영업 담당들의 업무 분장을 진행해 약 10%가량 인력을 늘려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내년까지 오프라인 영업뿐만 아니라 온라인 주문처리 능력까지 갖춘 매장을 대폭 늘려 온라인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스토어는 내년까지 12개 점포에 적용한다. 배송 전 단계인 패킹에 주안점을 두고 매장 영업과 동시에 후방에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세미다크 스토어'는 내년 29개까지 늘린다. 세미다크 스토어는 스마트 스토어 보다 투자비가 20%밖에 들지 않아 효율적이다. 아울러 서울과 부산 전 권역과 경기 남부 지역까지 새벽배송도 시작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통합 디지털 풀필먼트(Fulfillment) 스토어인 스마트스토어의 구축을 통해 점포 기반의 물류 거점화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온라인 배송 차별화와 라스트마일 혁신을 이루어내는 한편, DT기반의 새로운 쇼핑 환경과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형 옴니 매장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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