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후방 물류공간으로 대변신…대형마트 온라인 생존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서민지 기자
입력 2020-12-28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전국 곳곳 깔린 점포, 거점 물류망으로

  •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모두 경쟁

  • 정부 규제 및 후방 공간 확보는 숙제

유통업계가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배송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급증하자, 이미 전국 곳곳에 깔린 점포를 거점 물류망으로 활용해 배송 역량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세미다크 스토어(semi-dark store) △스마트 스토어(smart store) 점포로 구분해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매장 '허마셴셩(盒馬鮮生)'에서 실시하는 '3㎞·30분 배송정책'을 벤치마킹한 서비스다. <관련기사/ [가보니] 스마트하게 변신 롯데마트 광교점, 반년만에 온라인 판매 30%↑>

​오프라인 점포에서 온라인 주문 처리 능력을 확보한 롯데마트는 4월 28일 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과 함께 출시한 '바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2만원 이상 주문하면 무료 배송해 준다. 이번 실험이 성공하면,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슈퍼·마트·편의점 등 7개 쇼핑 계열사 1만2000여개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롯데마트 스마트스토어 중계점 후방 자동화 설비. [사진=롯데쇼핑 제공]

세미다크 스토어는 도심형 물류센터로, 배송 전 단계인 패킹에 주안점을 두고 매장 영업과 동시에 후방에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형태다. 제품을 진열한 매장 안에서는 보이진 않지만, 후방에서 배송을 위한 작업이 펼쳐진다. 피킹(카트에 물건을담는 일)과 패킹 작업은 자동화 설비를 활용한 'Put Wall' 방식과 로봇을 활용한 'AMR' 두 가지 방식으로 병행한다. AMR은 자율이동 로봇을 적용한 패킹 자동화 설비로 내년 1분기 내 수원점과 월드컵점에 시범 도입 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세미다크스토어는 지난달 말 서울 잠실점과 경기 구리점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내년까지 29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29개 점포를 확보하게 되면, 온라인 주문 처리량이 현재보다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는 매장 내부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즉시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점포다. 중계점·광교점에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스마트 스토어도 내년까지 12개 점포에 적용할 방침이다.

정재우 ​롯데마트 디지털전략본부장은 "전국에 퍼져있는 대형마트의 점포를 이용한 배송 거점 전략을 본격화 하려고 한다"며 "고객의 주문을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할 방법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오프라인 할인점 이마트와 이커머스 SSG닷컴의 온·오프라인 사업 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SSG닷컴은 온라인에서 주문 후 집 근처 이마트 점포에서 상품을 찾아가는 '클릭 앤 콜렉트' 형태의 비대면 픽업 서비스를 이마트 성수점과 서수원점에서 시범 운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SSG닷컴은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네오 만으로는 부족한 물류 공간을 이마트 점포 PP(Picking&Packing) 센터를 활용해 확충하고 있다. PP센터는 주로 비식품 매장을 줄여서 만들어지고, 매장에서는 이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 일명 장보기 전문사원인 '피커'가 SSG닷컴에서 주문받은 상품을 선별하며 대신 장을 보고, 포장·배송하는 패킹 서비스를 진행한다. 이미 PP 센터는 115곳까지 늘어났으며, 현재 SSG닷컴 주문량의 40%를 이마트 PP센터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PP 센터의 하루 최대 처리 물량은 6만건에 달한다. 

최근 리뉴얼한 이마트 월계점과 신도림점은 PP 센터의 면적을 넓히고 DPS(Digital Picking System)를 도입했다. 각 구역의 직원들이 이동하는 바구니에 주문된 제품을 담는 방식으로 빠른 작업을 도와준다. DPS는 상품의 종류는 적지만 신선식품 비중이 높아 근로자가 물류센터 내부에서 일하기 힘든 이마트에 최적화된 물류방식이다. 

홈플러스 원천점 풀필먼트센터(FC)에서 피커들이 온라인 주문상품을 트레이에 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는 온라인 물류 기능을 내년까지 전국 140개 전 점포로 확대한다. 피커는 4000명, 콜드체인 배송차량은 3000여대로 늘려 하루 배송건수를 12만건까지 키운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배송이 크게 몰리는 지역은 물류 기능과 규모를 업그레이드한 FC(점포 풀필먼트센터)를 통해 커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건립이 지자체와 주민의 반발로 무산되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별도 물류센터 건립은 비용 측면에서도 부담이 되는 만큼 기존 유통업계가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계자는 "쿠팡 풀필먼트 센터 등과 달리 대형마트는 정부 규제 대상인 데다가 처음부터 물류센터를 염두에 두고 지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후방 면적을 확보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난관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 지정 등 영업규제를 받고 있다.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다. 새벽시간에 물류센터가 가동을 중단한다면 배송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정한 의무휴업일(월 2회)에도 온라인 배송이 불가능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