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백의 新 경세유표-33] 제야의 종과 만세삼창은 일제 잔재(1)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
입력 2020-12-15 0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고려제국에 철리국등 10여개국에서 귀부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

∙ 서울시 `제야의 종' 행사 취소키로…67년만에 처음 –<연합뉴스> 2020년 12월 6일

∙ 메이지 시대 이후, 만세는 천황에 대한 항복과 굴복의 표시로 머리 위로 손을 치켜드는 동작을 취하기 시작했다.-<아사히 신문> 2019년 12월 22일(1)*

∙ 우리가 한민족 고유의 것이라고 굳게 믿어온 제도·관습
·언어· 사상·생활·문화·표준·상식 등에 일본의 손을 탄 것들이 의외로 많다. 1895년 갑오경장부터 1945년 해방까지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125년간 넘게 한국 고유의 것으로 둔갑, 세뇌 각인되어 오고 있다. -강효백

매년 12월 31일 밤부터 이듬해 1월 1일 새벽까지 열리던 서울 광화문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올 겨울에는 열리지 않는다고 서울시 관계자가 6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심각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제야의 종 행사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에서 제야의 종 타종이 관습법 정도로 굳어진 의식을 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필자는 코로나 19가 종식되어도 제야의 종을 영원히 타종하지 않길 바란다. 그 이유를 들겠다.

갑오경장 이전 한국에서는 제야의 종 타종 관습과 유사한 연종포(年終砲)라는 것이 있었다. 섣달 그믐에 궁중에서 대포를 쏘아 크게 소리를 내어 악귀를 쫓는 풍속이 있었다는 '승정원일기 2562책 1854년 철종 5년 12월 24일' (2)*기록이 그것이다. 그러나 제야에 종을 치며 새해를 맞이했다는 기록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서울시와 각 매체는 우리나라에 제야의 종 연례행사가 열리지 않는 것은 1953년 시작된 후 67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는데 이는 정확하지 않다.

제야의 종은 일제가 청일전쟁에서 승전한 일본이 사실상 조선의 통치권을 획득하여 조선의 모든 법제와 관습을 일본식으로 바꾸는 갑오경장 1895년부터 시작했다. 종각을 보신각으로 명칭으로 바꾸고 정오와 자정에 타종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1927년 2월 16일에 첫 방송을 시작한 경성방송국(호출부호 JODK)에서 특별기획으로 1929년 정초에 특별기획으로 제야의 종소리를 생방송으로 보냈다. 당시 사용한 종은 남산신궁 아래에 있던 일본인 사찰에서 울린 종소리였다.

광복 이후 연말을 기해 울리는 제야의 종 타종이 재개된 건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보신각을 중건한 1953년부터다. 국민의 성금에 의하여 새로 주조된 종이 1985년 8월 14일 보신각에 걸렸고, 8월 15일 광복절에 처음 타종됐다. 2020년~2021년 코로나-19 범유행 여파로 행사를 취소되었다.

그러나 제야의 종 타종행사의 원조는 일본이다.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섣달그믐 밤 자정을 기해, 일본 전역의 사찰과 신사에서 108번 또는 18번, 33번씩 종을 타종해왔다.

1927년(쇼와 2년) 1월 1일 도쿄의 우에노(上野) 간에이지(寛永寺)에서 JOAK(NHK 방송의 전신)의 라디오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중계 방송됐다. 이로 인해 '제야의 종'이라는 관습이 일본과 그의 식민지 조선에 정착하는 계기가 됐다.

매년 12월 31일과 1월 1일의 NHK '가는 해 오는 해 '프로그램의 원래 제목은 '제야의 종'이었다. 현재 일본에도 섣달그믐 날 자정부터 참배로 떠들썩한 신사와 사찰을 중심으로 21세기 일본 연말연시의 필수불가결한 주요 관습의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과 일본의 제야의 종 행사의 형식과 의미는 거의 모든 게 같다. 다만 종을 치는 횟수가 한국은 33회, 일본은 108회로 다를 뿐이다. 그러나 이것도 수미산 꼭대기에 제석천의 궁궐을 중심으로 하여 4방에 하늘나라가 모두 33개라는 ‘도리천(忉利天)’ 사상을 중시하는 일본 불교계의 주류 정토종 (淨土宗) 계열의 일부 사찰들은 제야의 종을 33회 타종하고 있다.
 
33-(2)에 계속·········
 

◆◇◆◇◆◇◆◇주석 

(1)*ともあれ明治以降、祝意を表す万歳は降参・屈服と全く同じ、手をあげる身ぶりを取るようになりました。아사히신문 2019년 12월 22일

(2)*訓鍊都監啓曰, 年終砲放習放, 今月二十五日, 洗馬臺爲之意, 敢啓。 傳曰, 知道。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1개의 댓글
0 / 300
  • 108번의 타종 의식은 본래 중국 송나라의 선종계 사찰에서 백팔번뇌를 씻고자 아침 저녁으로 108번 타종을 하던 것이 기원입니다.

    공감/비공감
    공감:0
    비공감: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