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00원대 붕괴…수출기업 ‘내년 경영전략’ 다시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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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12-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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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원·달러 환율 1100원대가 붕괴됐다. 앞서 빠른 하락세를 경계한 외환당국의 경고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낙폭을 더욱 키워 가는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세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이 소식을 접한 국내 수출업체들은 황급히 ‘내년 경영전략’ 수정에 나섰다.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수출이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환율이 (결정적 순간에) 실적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경영 시나리오를 한층 보수적으로 조이는 모습이다.

◆환율, 2년 반 만에 ‘1000원대’로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일 대비 3.8원 내린 1097.0원에 마감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받는 1100원대가 깨진 건, 2018년 6월 15일(1097.7원)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여기엔 ‘코로나19’ 관련 주요국의 백신 승인과 보급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은 영국이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합작)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을 승인해 다음 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상대적 위험자산으로 평가 받는 원화가치가 되살아났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재정 부양책 관련 소식도 힘을 보탰다.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 성명을 내고 초당파 의원들의 제안을 기초로 해 신속하게 부양책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장은 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높다. 당초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쯤 1090원대를 확인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기조가 유지되면 내년 상반기엔 환율이 1050원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환율의 다음 지지선은 1050원이지만, 내년 상반기 중 그 아래인 1000원 초반을 경험할 수도 있다“며 ”당국의 개입은 가파른 하락 속도에 제동을 거는 정도 수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출기업, 환율급락에 내년 '사업 전략‘ 수정

이 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수출업체들의 표정은 어둡다. 환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결국 수익성 저하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기에 진입한 시점이라. 셈법은 더욱 복잡하다. 업황 개선만 믿고 영업 목표를 공격적으로 잡았다간, 자칫 ‘부실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팽배하다.

이에 수출업체들은 내년 '사업 전략‘을 한층 보수적으로 고쳐 잡고 있다.

대다수 업체들이 내년 경영상 주요 이슈에 '환율’을 추가하고, 다양한 시나리오 마련에 나섰다. 재료매입이나 판매 등 거래 자체를 달러로 진행하거나, 환차손에 대비한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식이다.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는 A업체는 “내년도 수출이 6%가량 증가할 거란 전망이 나오지만 전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계약했던 금액보다 환율이 더 떨어지면 손해를 보고 팔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부품을 수출하는 B업체도 "환율이 최악의 경우, 1000원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내년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며 ”달러 매입량 확대 등의 리스크 관리 방안을 고민 중인 상태“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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