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기반 SI 출정…IT서비스 빅4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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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0-12-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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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기술·B2B 역량 결집 사업부로 10월말 출범

  • 클라우드 활용 공공 차세대시스템 수주 도전

  • "금융 등 시장확대 검토"…DX 성공 모델 추구

  • 민간 시장서도 산업 디지털화 놓고 각축 전망

IT서비스 기업 삼성SDS·LG CNS·SK㈜ C&C의 3강 체제인 국내 시스템통합(SI) 시장에 '빅4 시대' 서막이 열렸다. KT가 이달 중 사업자 선정 절차가 진행되는 올해 마지막 남은 두 건의 대형 공공SI 사업 수주를 놓고 기성 SI 기업들과 맞붙는다. 하나는 750억원 규모의 '차세대 지방재정 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다른 하나는 1027억원 규모의 '차세대 지방세입 정보시스템 구축 2단계' 사업이다. 이런 KT의 행보는 최근 기업간거래(B2B) 사업 비중을 키우겠다며 시동을 건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시장 전략 강화의 연장선에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입찰 마감한 지방재정 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에 LG CNS와 SK㈜ C&C가 제안서를 냈다. 앞서 KT도 지난달 재정분야 전문 중소기업들과 사업협약을 맺고 지방재정 관리시스템 구축사업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는 15일 마감하는 지방세입 정보시스템 구축 2단계 사업 입찰에는 삼성SDS·LG CNS가 참여를 검토 중이다. SK㈜ C&C는 이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다른 사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나, 업계는 KT가 지방세입 정보시스템 구축 2단계 사업에도 도전할 것으로 본다.

 

박윤영 KT 기업부문장 사장이 지난 10월말 'Digital-X 서밋 2020’에서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지방재정 관리시스템은 예산편성·집행·회계결산·채권채무관리 등 모든 지방재정 업무를 처리하고 전국 243개 자치단체 공무원 39만명이 일평균 10만명 접속, 1조3000억원 지출을 집행하는 기간 시스템이다. 정부는 이번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지방재정 효율 증대, 클라우드·챗봇·블록체인 등 신기술 기반 인프라 구축으로 유연성·확장성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지방세입 정보시스템은 자치단체 자주재원의 근간인 11개 세목의 지방세와 280여개 법령으로 부과·징수되는 지방세외수입의 정보를 다룬다. 차세대 2단계 구축사업은 올해 4월까지 수행된 1단계 구축 사업에 이어 기존 시스템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분석 등 최신 기술을 수용해 대민서비스 품질과 세무행정 생산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두 사업의 주요 계획에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 신기술을 활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KT의 참여가 주목된다. KT는 통신사업의 성장 둔화 문제에 직면하면서 국내·외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 수요에 눈을 돌렸다. 이 분야를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 지난 10월말 KT의 신기술·B2B 역량을 결집시킨 사업부 'KT엔터프라이즈'를 출범시켰다. KT엔터프라이즈 매출은 지난 2016년 4조5000억원에서 올해 5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KT는 이 사업부 매출 20조원 달성을 장기 목표로 내걸었다. 현재 그룹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하는 이 분야의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50%로 키울 계획이다.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사장)이 KT엔터프라이즈 사업부를 이끈다. 박 사장은 "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도약하고 B2B DX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에는 국가통신망 구축과 국내 유수 기업 대상의 ICT서비스 사업 경험과 노하우 및 ABC+X 역량이 뒷받침됐다"며 "IT서비스 영역에서 의미있는 시장 성과로 KT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박 사장이 이끄는 KT엔터프라이즈 사업부가 내년 이후 공공SI뿐아니라 금융 업종을 포함한 민간 SI 사업 수주를 놓고도 3사와 경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KT는 지난 10월 KT엔터프라이즈 출범을 알리는 자리에서 DX 성공 모델 발굴을 위한 7대 분야 가운데 하나로 금융 업종을 꼽았다. 박 사장도 "금융 분야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 공략은 이미 시작됐다. KT는 지난달 9월 신영증권의 코어뱅킹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사업을 따냈다. 향후 IT서비스 기업들에게 열릴 금융권 사업 기회도 크다. 금융 업계는 기업 경영진들의 신기술 도입과 운영환경 혁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국내 데이터3법 개정과 '마이데이터' 제도 시행 등 규제 변화와 핀테크 업종의 서비스 영향력 확대에도 대응해야 한다.

디지털 뉴딜 관련 사업이 발주될 공공 부문과, 민간 IT서비스 시장의 일반적인 분위기는 좀 다를 수 있다.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IT서비스 시장 규모는 작년 약 9조원이었고, 올해는 이보다 1.8% 증가(약 9조1600억원)할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민간부문의 IT서비스시장 신규 투자가 감소하는 상황 속에 비대면, 자동화를 위한 AI, IoT, 챗봇 등 디지털 기반 신기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어쩌면 전체 민간 IT서비스 시장은 정체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열릴 IT서비스 '빅4' 시대의 경쟁은 산업별 디지털화 분야를 중심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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