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건강보다 경영권'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야욕... “현실화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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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12-0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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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경영권 두고 장녀인 조희경 이사장 의문스러운 입장 표명

  • 조양래 회장 보유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기부 강요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경영권 승계 도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0.83%도 되지 않는 지분으로 아버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을 한정치산으로 몰아, 동생인 조현범 그룹 대표이사를 끌어내는 것은 과욕이란 주장이다. 경영권 승계 경쟁에서 밀린 조 회장의 맏아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과도 손잡았지만 현실화 가능성이 적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조 이사장 돌발행동 업계 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 ‘몽니’ 평가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 이사장의 조 대표이사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은 조 회장의 지분 상속으로 일단락된 그룹의 승계에 대한 ‘몽니’로 평가된다. 이미 조 회장이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조 대표이사를 그룹의 수장으로 공언한 데다가, 추가적인 상속과 더 이상의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실제 조 회장은 지난 7월 지분 상속 발표 이후 입장문을 통해 “최근 저의 첫째 딸(조 이사장)이 한정후견 개시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족 간의 불화로 비춰지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염려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대표이사에 대한 주식양도건과 관련 “조 대표이사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 왔었다”며 “그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한 만큼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두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이 조 이사장에 대해 직접 반론을 제기한 것이자 더 이상의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앞서 같은 달 30일 조 이사장은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재판을 강행하고 있는 조 이사장의 행보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결국 그룹 지분을 확대해 지배권을 확보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조 이사장은 최근에도 조 회장이 지난 10년간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후원한 사실을 언급하며 “왜 이런 일들이 생겼는지, 아버님(조 회장)의 뜻과 백년대계인 기업의 경영철학이 올바로 지켜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의 지분이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기부돼야 한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조 회장의 지분이 기부되면 결국 재단의 수장인 조 이사장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에 직접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실화되면 실질적인 대주주(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조 이사장 0.83%+조 회장 23.59%)가 되기 때문이다.

◆모순된 행동으로 주장 설득력 잃어... 업계 ‘흠집내기’ 의구심
기부에 매진했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야 한다는 명분을 세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조 이사장이 모순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비판도 하고 있다. 사회 기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스스로 실적은 없으며, 아버지의 뜻에 따른다고 하지만 가족화합은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 이사장은 2018년 조 회장의 뒤를 이어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의 이사장이 됐다. 하지만 지난 재임 기간 그가 재단을 포함에 기부한 금액은 불과 11억원에 불과하다. 조 회장이 재임 당시 200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조 이사장은 주식 등 금융자산만 1000억원 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의 또 다른 배경에는 승계작업 ‘흠집내기’에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한정후견인은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로 조 회장이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 즉, 조 회장이 건강한 상태에서 자의로 주식을 넘겼느냐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 회장은 최근 회사에 출근해 주요 사안 등을 챙길 정도로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견인이 필요하다는 조 이사장의 주장이 재판에서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또한 이미 완료된 지분 양도에 대해서 소급 적용이 되지 않기에 조 이사장이 원하는 경영권 도전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현재 회사에 매일 출근할 정도로 건강을 과시하고 있다”며 “조 이사장이 경영권 분쟁을 통해 얻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조 부회장과 연합도 판세 큰 영향 주지 못할 전망
경영권 승계에서 밀려난 조 부회장과 연합도 판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을 합친다고 해도 조 대표이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은 조 이사장(0.83%), 조희원씨(10.82%), 조 부회장(19.32%), 조 대표이사(42.9%) 4남매가 나눠 갖고 있다. 조 대표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남매가 연합전선을 펼쳐도 승산이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조 부회장은 조 회장의 경영능력 시험에서 사실상 떨어졌다. 나서는 사업마다 실패를 하며 큰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이 2010년 세운 타이어 재활용기업 아노텐와 개인회사 아노텐금산, 세일환경, 에이치더블유티이 등이 부진한 실적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노텐금산은 조 부회장이 300억원가량의 개인 자본까지 쏟아부었지만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지분을 떠나 그룹 이사회에서 조 대표이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조 부회장 단독대표 체제에서 조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밝혔듯 10년 넘게 경영에 참여한 자식들을 두고 평가해 그룹의 새로운 수장으로 조 대표이사를 낙점한 것”이라며 “이번 이사회 결정도 그룹이 조 회장의 결정을 신임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회장과,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대표이사. [사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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