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 장고 끝 ‘악수(?)’... “지엠 철수 경고 무시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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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11-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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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일 오후 결론... 강성파 파업 의지 ‘고수’

  • 합의 도출 못 하면 최악의 경우 ‘공멸’ 위기 봉착

한국지엠(GM) 노조가 자신들과 협력사의 명운을 가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결론을 낸다.

다만 미국 지엠 본사와 산업은행 등 외부 압박에 못 이겨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만큼 다시 ‘파업’을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 못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 속에서 ‘타협’만이 한국지엠은 물론 협력사들까지 모두가 살 방안이라고 지적한다.

◆1일 오후 결론... 강성파 파업 의지 ‘고수’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의 일부 강성파가 파업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지엠 노조는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7600여명 조합원들의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부재자 투표를 시작으로 후반조 근로자까지 마무리하고, 익일인 다음달 1일 전반조 근로자까지 최종 완료할 계획이다. 결과는 같은 날 오후 개표를 거쳐 나온다.

결과에 따라 한국지엠 노사가 올 7월부터 약 5개월간 진통 끝에 지난 25일 내놓은 임단협 잠정합의안의 운명이 판가름 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지엠 일부 강성파가 다시 반기를 들면서 판이 뒤집힐까 나머지 관계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지엠과 그 노조, 협력사 등은 좋든 싫든 함께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합의가 무산돼 파업이 지속되면 이들은 최악의 경우 ‘공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게 된다.

이미 한국지엠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상반기 6만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하반기 노조 부분파업 및 특근거부 등으로 인한 2만5000대의 생산 차질을 더하면 총 8만5000대까지 그 수치가 올라간다.

이로 인한 피해는 경영뿐만 아니라 일선의 생산현장 직원들에게도 미쳤다. 경영 측면에서는 올해 한국지엠이 손익분기점을 무난히 넘을 것이란 관측이 ‘희망사항’이 됐다. 생산현장 직원도 1인당 300만원가량 손해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협력사들은 ‘보릿고개’에 시달리다 못해 폐업 직접에 몰린 상태다.

◆합의 도출 못 하면 최악의 경우 ‘공멸’ 위기 봉착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무산되면 이 같은 피해는 ‘빙산의 일각’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한국지엠 노조의 지속된 파업에 지엠이 한국 시장 철수 의지까지 내비쳤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돼 있던 한국지엠의 인천 부평 공장투자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이에 중립을 지키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직접 나서 “노조파업으로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지엠이 철수하겠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 생태계도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와 전문가들은 공생을 위해 대승적인 양보가 필요한 때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지엠의 부품협력사들 모임인 협신회의 문승 다성 사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국내 부품사들이 위기의 한계점에 다다랐다”며 “이들을 포함해 한국지엠의 의존도가 100%에 가까운 협신회 회원사 15%가량이 파업 시 가장 먼저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이번 고비를 넘기면 3개월 뒤 한국지엠 노사는 다시 2021년 임단협의 준비에 들어간다”며 “지금 모든 것을 얻으려고 싸우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서로 원하는 바를 관철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엠은 이미 국내에 수입차법인을 만드는 등 한국 시장 철수 가능성에 대한 여러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하지만 이 같은 경고를 무시하고, 생산 차질을 스스로 야기한다면 결국 최악의 선택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오른쪽 세번째)이 지난 8월 경남 창원 사업장 내 신축 중인 도장공장에서 직원들과 안전사고 없는 공사를 위해 파이팅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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