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캐리람 "월급 5700만원, 현금으로 받는다...美 때문에 집에 현금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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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2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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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봉 7억4000만원 달해...美제재로 中 국영은행 조차 거래 꺼려

  • "부당 제재, 매우 영광"...시정연설 이어 친 중국 행보 더욱 강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제재로 인해 은행 거래를 일체 하지 못해 급여 수령을 비롯한 경제활동을 모두 현금으로 한다고 밝혔다.
 

27일 밤(현지시간) HKIBC에 출연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사진=HKIBC 캡처]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전날 밤 현지 방송에 출연한 람 장관이 "미국 재무부가 부과한 제재 때문에 현재 은행 계좌가 없다"면서 "집에 현금을 쌓아놔야 한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람 장관은 홍콩의 영어 방송 채널인 HKIBC에서 "정부가 급여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매일 모든 일을 현금으로 쓰고있다"고 덧붙였다.

캐리 람 장관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국가 지도자 중 하나로, 연간 520만 홍콩달러(약 7억4136만원) 수준이다. 월급 역시 40만 홍콩달러(약 5703만원)에 달해 일부 홍콩 네티즌들은 그가 급여일에 5000만원에 달하는 현금을 소지하고 어떻게 귀가할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지난 8월 미국 재무부는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대한 맞불 조치로 람 장관을 비롯한 홍콩과 중국 관료 11명에 금융제재를 발표했다.

당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들이 "홍콩의 자율성을 억압하고 홍콩 시민의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훼손했다"면서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이들과 거래하는 법인과 은행을 제재하는 방식으로 금융 거래를 막았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네이선 로는 이날 트위터에서 "중국 국영은행 조차도 람 장관과 거래하지 않는다"면서 "람 장관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은행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람 장관은 "부당하게 제재를 받는 일은 매우 영광"이라고 반응했다.

이에 앞서 람 장관은 지난 25일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서 진행한 시정연설에서 "외국 정부와 입법기관들이 명백하게 중국의 내정인 홍콩 문제에 대한 간섭을 심화하면서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홍콩이 국가(중국) 안보의 큰 구멍이 됐으며, 나라에 중대한 위험이 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람 장관은 "홍콩의 헌정질서와 정치체계를 혼란으로부터 복구하는 게 시급한 최우선 과제"라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수차례 강조하고 사회적 불안과 코로나19로 실의에 빠진 홍콩 젊은이들은 중국 본토로 눈을 돌려 꿈을 실현할 기회를 잡으라고 독려했다.

당초 지난달 14일 예정했던 시정연설은 이틀 전 중국 베이징 방문 일정이 잡히며 연기했다. 이날 시정연설은 람 장관 본인이 직접 쓴 것으로 알려졌으며, 코로나19 사태 충격을 받은 홍콩 경제를 위해 중국 정부가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고도 밝혔다.

지난 11일 조슈아 웡을 비롯한 범민주진영 의원 4명을 축출한 여파로 이에 반발한 야당 의원들의 동반 사퇴해 시정연설 당일 입법회에는 친중 성향의 여당 의원들만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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