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의 50대 쇄신은 '미래형 사업 전환'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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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조재형 기자
입력 2020-11-3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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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 기준 쇄신인사 단행

  • 주류부문 체질개선 이끈 박윤기 전무 등

  • 사장단 건너 뛰고 전무·상무급이 대표로

  • 미래 먹거리 책임질 전략통 대거 약진

[사진=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이번 인사는 '혁신'이 키워드다. 미래 신사업 부재에 대한 신 회장의 고민이 담겼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85% 줄었다. 더구나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경쟁 기업들이 AI(인공지능)·전기차·배터리·바이오 등 신사업을 하고 있지만, 롯데에는 미래 사업이 없다. 이번 인사로 혁신을 꾀한 신 회장은 앞으로 사업 부문에서도 대대적인 쇄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9일 롯데그룹 인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50대 전략통' 인사들을 전면 배치했다. 신 회장이 구상하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기 위해서다. 고령의 임원들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됐다.

기준과 명분은 지난 8월 인사에서 그룹 전략을 담당해 온 황각규 전 부회장이 물러난 뒤 롯데지주 신임 대표이사로 자리한 이동우 사장(60)이다. 이동우 사장보다 나이가 많은 임원은 아무도 승진 및 주요보직에 오르지 못했다. 각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는 이동우 사장보다 직급이 낮은 전무·상무급들로 선임했다. 그동안 대표이사는 사장급들이 주로 앉던 자리다. 특히, 승진 임원들의 대부분은 각 계열사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져 온 전략통 인물이다.

이런 움직임은 식품BU에서 두드러진다. 식품BU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계열사를 진두지휘한다. 식품BU는 민명기 롯데제과 대표(60)를 제외하고 모두 50대로 바뀌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식품업계 전반이 반사이익을 거뒀지만 롯데식품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58)는 사장으로 승진해 식품BU장에 임명됐다. 그동안 식품 분야를 이끌었던 이영호 식품BU장(62)은 용퇴했다. 이영구 사장이 식품BU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롯데칠성음료 대표에는 이번에 전무로 승진한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 상무(50)가 이름을 올렸다.  

박윤기 대표는 상무를 단 지 1년 만에 10여명의 선배들을 제치고 전무를 달았다. 26년 동안 롯데칠성에만 몸담은 인물로, 마케팅부문·해외사업부문·경영전략부문 등을 두루 거쳤다. 

박 대표는 'ZBB 프로젝트(Zero Based Budget)'를 직접 추진해 성과를 이끌어낸 점을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ZBB는 중간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고 판매관리비 등을 효율적으로 집행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과업을 의미하는 경영 용어다. 주류부문은 ZBB 프로젝트 효과로 올 3분기 들어 14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롯데푸드 신임 대표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 겸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진성 부사장(51)이 내정됐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신사업을 발굴하는 곳이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등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 신임 대표에는 차우철 롯데지주 전무(52)가 내정됐다.

롯데쇼핑에서는 롯데마트 수장이 바뀌었다. 1987년부터 롯데에 몸담은 정통 롯데맨 문영표 대표(58)가 물러나고 강성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이사 전무(50)가 새 수장 자리에 올랐다. 강성현 전무는 까르푸와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이다. BCG에서 유통·소비재프로젝트를 도맡았고, 2009년 롯데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으로 건너갔다. 

강 전무는 2018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로 부임해 대대적인 쇄신을 단행했다. 롯데네슬레는 10년간 적자를 기록한 존재감 없는 계열사였다. 2018년 매출 2416억원, 영업적자 42억원으로 형편없었다. 그러나, 강 대표가 손을 댄 지 딱 1년 만인 지난해 영업이익 3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경험을 살려 이마트, 홈플러스에 밀려 만년 3등을 기록한 롯데마트의 체질개선을 담당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낼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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