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발목잡는 대주주적격성 심사...이번엔 마이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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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11-2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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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적격성 심사가 또다시 신사업 진출의 발목을 잡았다.

해묵은 대주주적격성 심사 기준이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면서다. 금융산업의 역동성을 제고하고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법 개정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춰줘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주주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심사가 중단된 삼성카드의 사업 진출은 26일 열리는 삼성생명 제재심의위원회 결과에 달렸다. 삼성생명의 중징계가 확정되면 계열사인 삼성카드는 시장선점이 핵심인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뒤처질 뿐 아니라 새로운 자회사 인수도 막힌다.

대주주적격성 심사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일부 은행의 경우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감원으로부터 영업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다만 대주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마이데이터 심사를 차질없이 준비 중이다. 반면 하나은행의 경우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가 시민단체에 고발되면서 심사가 중단됐다. 하나은행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 4개사도 신사업 추진이 연달아 멈췄다. 특히 재판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이서 4개 계열사는 신사업 추진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금융위가 발의한 개인신용정보법에 따르면 자본금 최소 5억원, 시스템 구성·보안 체계의 적정성(물적요건), 사업계획 타당성, 대주주 적격성 등을 만족해야 마이데이터 사업이 가능하다. 특히 대주주적격성 문제의 경우 형사소송 절차가 진행되고 있거나 금융위, 공정위, 국세청, 검찰청, 금감원 등에 의한 조사 및 검사 등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면 금융당국이 심사 절차를 중단할 수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앞서 인터넷전문은행 인허가, 금융사 인수·합병 때도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롯데카드, KT, 미래에셋그룹 등이 해당 규제로 인해 신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혔다. 

금융권은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인허가 시 관련 규제 완화 움직임도 보여온 만큼 이번만은 규제 개선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신사업 추진을 앞둔 금융사에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실제 혐의와 관련없이 신사업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신사업의 경우 과도한 진입장벽은 후발주자의 경쟁력 저하뿐만 아니라 출혈경쟁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게 금융사들의 주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소송일정도 잡히지 않은 경우나 시민단체 고발 등의 경우에는 예외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며 "금융산업은 급변하고 있는데 관련 규정은 10년 전을 따라가고 있다. 법 개정이 불가피할 경우는 예외규정을 둬서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조항에 따라 '금융산업의 신속한 구조개선 지원'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금융사가 제재를 받은 사실이 있더라도 신규 인허가, 대주주 변경승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예외 규정도 있다. 아울러 금감원이 최대주주의 위반사항을 경미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도 예외규정 적용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적용 받은 금융사는 없다. 
 

[사진 = 금융감독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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