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남북경협 관심·역할 분담' 요청에 경제계 "재계와 소통해야" (종합)

정혜인 기자입력 : 2020-11-23 17:10
이인영 통일부 장관, 4대 기업 등 경제계 인사 간담회 "北, 경제 성과 창출 훨씬 집중할 듯…경제인 관심둬야" "정부·기업 역할분담, 남북경협의 시간 갖는 것이 중요" 이인용 사장 "기업 불확실성 기피, 남북관계 안정 되길" "정확한 북한 정보제공 등 정부, 재계와 적극 소통해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부-경제계 인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경제계에 남북 경제협력(경협) 2.0시대를 함께 열어나가며 ‘남북 경협 비전을 위한 기업-정부 간 만남’ 정례화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기업인들은 남북 관계 안정화를 우선순위로 시사했다.

이 장관은 23일 오후 서울 중국 롯데호텔 피콕스위트에서 열린 경제계 인사 간담회를 통해 경제협력 등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는 현재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가동을 위해 여러 가지 다방면으로 각계각층의 지혜를 모으는 중이라며 남북 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기 위한 기업들의 의견을 듣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미국 대선 이후 한반도의 정세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했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미국 차기 행정부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남북 간 대화와 협력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특히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상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의 비핵화 접근법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부-경제계 인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北, 경제 성과에 집중할 듯…기업 관심 필요해”

이 장관은 북한이 내년 1월 예정된 제8차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경제적 성과 창출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대비해 북한이 남북 간 협력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전략적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하며 이에 대한 경제인들의 관심을 요구했다.

그는 “(북한은) 내년 당대회에서 부흥과 번영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표방했다”며 “(북한으로선) 올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해 등 삼중고로 어려움을 겪었기에 경제적 성과 창출에 훨씬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특히 정부와 기업의 역할 분담을 강조하며 남북경협 2.0시대를 함께 열어나갈 것을 촉구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남북 경협 비전을 위한 기업과 정부 간 정례화된 만남을 제안했다.

그는 “작은 정세에서 큰 정세로의 변환기에 정부와 기업이 역할분담을 통해 남북경협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생각”이라며 향후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제재의 유연한 적용 등이 도래하면 남북 경협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데 정부와 기업 간의 협력이 중요한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는 남북경협 리스크(위험) 요인 극복 등 경협 환경을 마련하고 북한 지역 개별 관광이나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사업 재개 등 그동안의 과제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아주 작지만, 호혜적인 경협 사업들을 발굴하고 추진해 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왼쪽)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부-경제계 인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업, 불확실성 기피…남북 안정화·北정보교환 이뤄져야”

이 장관의 제안에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남북 관계의 안정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사장은 “2년 전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이 화해 협력의 시대로 들어가겠구나 하는 큰 기대를 하고, 기업도 ‘남북번영의 시대로 어떻게 열어갈 수 있을까’(하는) 나름대로 역할도 모색하고 그런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타깝게도 지난 2년 동안 남북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지 못해서 저희도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흔히 기업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고 (한다) 남북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해가기를 저희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하고 있다”고 이 장관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에 따르면 경제계 인사들은 정부와 함께 남북경협의 시간을 준비해가기를 희망하는 동시에 정확한 북한정보 제공 등 정부의 적극적인 소통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사회 각 부문을 대상으로 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가동하기 위한 새로운 역할과 준비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신한용 개성공단 기업협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통일부 장관이 경제계 인사들을 초청해서 간담회를 한 것을 이례적”이라며 “남북 경협에 대한 통일부 장관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지난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평양회담에 동행했던 경제인 특별대표단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이 사장을 비롯해 박영춘 SK 부사장, 윤대식 LG전자 대외협력담당 전무,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 등 4대 기업 인사가 참석했다.

경제단체에서는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고, 남북경협단체에서는 시 회장과 이백훈 현대아산 대표이사, 정창화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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