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덮친 '코로나 태풍'에 글로벌 불안감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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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10-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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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코로나 급변점에 도달했다"...하루 확진자 8만명대로 올라서

  • '통제 불능' 사태에 이탈리아는 준봉쇄, 스페인은 통행금지령 내려

  • '제로 행진' 멈춘 중국...이틀 새 무증상 감염자 100명 넘게 쏟아져

지구촌 전역에 '코로나19 태풍'이 또다시 몰아쳤다.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40만명을 넘어서면서 최다 기록을 다시 썼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서는 코로나19가 다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한 중국에서는 무증상 감염자가 나오면서 감염 공포가 다시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美 코로나 급변점에 도달했다"...하루 확진자 8만명대로
세계 최대 감염국인 미국은 하루 확진자 수가 8만명대로 올라섰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통계를 보면, 지난 23일에는 8만3757명의 감염자가 나오면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다음날(24일)에는 소폭 줄어 8만3718건의 감염 사례가 나왔지만, 여전히 8만명을 웃도는 숫자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미국은 위험한 급변점(tipping point)에 도달했고,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상승곡선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확산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가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확산에 가속도가 붙어 더욱 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직전 주와 비교하면 지난 일주일 동안 확진자가 증가한 지역은 35개주(州)에 달한다. 특히 오하이오(2861명), 일리노이(6161명), 오클라호마(1829명), 콜로라도(1828명), 뉴멕시코(872명)에서는 24일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알래스카는 25일 52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일일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처럼 매일 확진자가 쏟아지자 주 정부는 입원 병상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텍사스 정부는 서부 지역의 엘패소에서 환자가 급증하자 군 정부에 군사 병원 사용을 요청했다. 하와이에서는 병상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중증 환자들을 육지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코로나에 감염돼 입원한 환자는 4만1000여명으로 한 달 전보다 40%가량 늘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일각에서는 모임 금지 등 봉쇄 조처를 다시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날씨가 점점 더 추워지면서 사람들의 활동 공간이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운 실내로 옮겨갈 경우,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어서다. 또 핼러윈과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연휴 등 크고 작은 명절도 앞두고 있어 코로나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주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인 마이클 오스터홀름은 미국의 하루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10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통상 신규 환자가 발생한 뒤 2~3주의 시차를 두고 사망자도 증가한다"며 "앞으로 3~4주 뒤면 사망자 수도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시간 26일 기준으로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863만317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22만5215명이 목숨을 잃었다.
 
'통제 불능' 사태에 이탈리아는 준봉쇄, 스페인은 통행금지령 내려
유럽의 2차 확산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25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6일 처음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선 이후 불과 9일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다급해진 이탈리아 정부는 봉쇄에 준하는 강도 높은 조처를 내놨다. 이에 따라 음식점과 주점은 평일과 휴일에 관계없이 오후 6시 이후 영업이 금지된다. 영화관과 헬스장, 극장, 도박장, 나이트클럽 등 다수가 모이는 시설은 전면 폐쇄된다. 고등학교의 원격수업 비중은 75%까지 확대하는 등 학교 방역도 강화했다. 규제안의 효력은 다음 달 24일까지다. 

일각에서는 전국적 봉쇄 조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전국 봉쇄령은 논의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당분간 매우 어려운 날이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의 제한 조처를 수용하고 잘 견뎌준다면 12월에는 다시 숨 쉴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다른 핫스팟인 스페인에서도 이달 들어 거의 매일 1만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스페인 정부는 25일 국가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카나리아섬을 제외한 스페인 전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내년 5월 초까지 비상사태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에서는 지역 간에 이동할 수 없고, 저녁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는 통행도 전면 금지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상황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5일에는 하룻밤 사이 5만20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확진자가 연일 무더기로 쏟아지자 프랑스 정부는 앞서 내린 '야간 통행 금지' 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릴, 그르노블, 생테티엔, 툴루즈, 몽펠리에 등 확산세가 심각한 주요 8개 대도시에 내려진 통행 금지령을 인구 69%가 거주하는 본토 54개 주(데파르트망)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로 확대한 것이다. 이 지역에서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이 금지되며, 합당한 이유 없이 통금 조치를 어기면 벌금 135유로(약 18만원)를 내야 한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행동에 나서야 하는 단계에 있다. 늦은 시간에 식당에 가거나 다른 사람 집에 방문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는 113만850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 가운데 3만4761명이 숨졌다.
 
'제로 행진' 멈춘 중국...이틀 새 무증상 감염자 100명 넘게 쏟아져
신규 감염자 '제로 행진'을 이어가던 중국도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한 이후 두 달 가까이 본토 내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중국에서 무증상 감염자가 속출했다.
 

[사진=AP·연합뉴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에 따르면 25일 오후 2시까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카슈가르(카스)에서만 13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중국 보건당국은 이들 모두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했다. 무증상 감염자는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 전날에도 무증상 감염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현지 방역지휘부는 즉각 1급 대응 태세를 발령했다. 구바오잉 신장위구르자치구 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전역에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며 "인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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