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vs은행] 글로벌 금융사들 '아마존'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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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10-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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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업 인가 안받았는데 '아마존 뱅크' 불리는 까닭

  • JP모건·BoA 등 은행들 아마존과 협업...영향력 확대

[사진=연합뉴스]


'GAFA'.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애플(Apple)의 머리글자를 딴 이 단어는 전세계 '빅테크'를 상징한다. 이 중에서도 단연 관심은 아마존에 쏠린다. 3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통 금융기관이 아마존에 먼저 손을 내밀 만큼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금융회사들이 아마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마존이 미래에 기존 은행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에서다. 현재 아마존은 은행업 인가를 받지 않아 은행이 아니다. 적지 않은 규제비용을 부담해야 해 앞으로도 은행인가를 받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그럼에도 '아마존 뱅크'는 고유명사가 됐다.

실제로 아마존이 전통 금융사와 손잡고 자사 플랫폼에서 구현한 서비스를 보면 기존 금융 서비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신용카드 서비스인 '아마존 스토어 카드' △지급결제 서비스인 '아마존 페이' △선불충전 서비스인 '아마존 캐쉬' △아마존 플랫폼 내 판매업자에게 대출해주는 '아마존 렌딩' △판매상품 파손 및 분실에 대한 보험인 '아마존 프로젝트' 등이다.

수신(예금) 기능이 없을 뿐 대출 등 나머지 핵심 금융 업무들은 대부분 수행한다. 이 서비스들을 위해 JP모건,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캐피탈 원 파이낸셜 등 설립된지 최대 200년 가까이 된 세계 유수의 금융사들이 아마존과 협력했다.
 

[자료=한국금융연구원]


아마존이 견고한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아마존의 10가지 특징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특징은 △시장 조성 플랫폼 △가격경쟁 조성이다.

아마존은 타사 상품도 자사 플랫폼에서 판매한다. 전통 금융회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예컨대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하나은행이나 우리은행 예금 및 대출상품을 취급할 수 없다. 그러나 아마존은 타사 제품을 함께 판매하며 '금융 슈퍼마켓' 역할을 한다.

이는 판매사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점으로 이어진다. 제조가 아닌 판매 플랫폼 역할을 하는 아마존은 상품 품질을 관리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고품질 요소 중 하나가 낮은 가격이다. 이밖에 보고서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상품 추천 △온라인 자문 △고객 선호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 추천 △온라인 창구를 활용한 주문 등을 아마존 특징으로 꼽았다.

아마존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아마존 고객이 미국 가계자산의 75%를 차지할 만큼, 기존 금융사가 이들 고객을 잡기 위해선 아마존과 협력을 확대해야 해서다. 지금보다 더 많은 글로벌 은행과 증권, 보험 상품을 아마존이 중개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함께 아마존이 현재는 은행 서비스를 중심으로 제공 중이나, 자문으로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금융권 역시 아마존에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이 터놓은 길을 국내 빅테크들이 따라가고 있어서다.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과 같은 기업의 결제 및 대출비교 등 서비스는 아마존이 운영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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