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두달만에 귀국…순혈주의 깨고 인적쇄신 드라이브

서민지 기자입력 : 2020-10-20 17:10
신동빈 20일부터 출근해 계열사 업무보고 시작 쇼핑HQ 기획전략본부장에 사상 첫 외부인사 장남 신유열씨 일본 롯데 입사…3세 경영 시동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했다. 지난 8월 조기인사를 단행하고 일본으로 떠난 지 두달 만이다. 신 회장의 귀국으로 롯데그룹의 임원 인사 등 내부 개혁을 위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 회장의 장남 유열씨(34)가 최근 일본 롯데 계열사에 입사하면서 롯데의 3세 경영 체제에도 관심이 쏠린다. 

20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주말 일본에서 귀국해 이날 오전 출근했으며 오후 열리는 주간 업무보고도 직접 주재했다. 한·일 양국이 지난 8일부터 '기업인 특별입국 절차'를 시행하면서, 신 회장은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 없이 '한·일 셔틀경영'을 통해 현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은 이번주부터 순차적으로 각 계열사 수장들을 불러 산적한 현안을 논의한다. 주로 연말 롯데그룹 인사와 내년 사업계획을 챙길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해마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11월께 각 계열사 대표로부터 임원 평가서를 받았지만, 올해는 600여명 임원들의 최근 3개년 인사평가 접수를 지난달 말 이미 마무리했다. 20여일 앞당겨진 셈이다. 

롯데 그룹 안팎에서는 12월 진행돼 왔던 연말 정기 인사가 한달가량 빨라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직격탄을 연타로 맞은 롯데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신 회장이 이를 돌파하기 위해 연말 그룹 임원 인사와 관련해 파격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경운 롯데쇼핑 헤드쿼터 기획전략본부장(상무). [사진=롯데쇼핑 제공]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그룹 부회장)의 최근 '원 포인트' 인사 단행이 그 서막을 알리기도 했다. 강 부회장은 롯데쇼핑 헤드쿼터(HQ, 본부)의 기획전략본부장(상무)에 '70년대생, 외국계 컨설팅 회사 출신' 정경운 기획전략본부장(48)을 선임했다. 

쇼핑HQ 기획전략본부장은 백화점, 마트, 슈퍼, 이커머스, 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핵심 자리다. 여기에 정통 '롯데맨'이 아닌 외부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롯데쇼핑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롯데의 심장부인 쇼핑 부문부터 대수술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정 신임 본부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약 10년간 기업 전략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2017년부터 동아ST에서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회사 영업이익을 3배로 키우는 데 기여했다. 강 부회장은 인사 직후 직원들에게 "전략본부(HQ)의 주요 업무에는 쇼핑사업 구조조정, 신사업 개발, 이커머스 방향 정립 등이 있다"며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좀 더 전문적이고 새로운 발상이 요구된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외부 인사 기용을 통해 롯데그룹 '순혈주의'를 깬 만큼 향후 인사에서도 쇄신에 방점을 찍는 인사가 펼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경쟁사인 신세계그룹도 지난해 10월 농림수산식품부와 베인앤컴퍼니를 거친 컨설턴트 출신 강희석 대표를 이마트 수장에 앉혔고, 지난 12일 정기 인사 당시 강 대표에게 신세계그룹 이커머스부문 SSG닷컴 대표까지 겸직하도록 했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 영결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에서 여섯번째)과 위패를 든 신 회장 장남 신유열씨(오른쪽에서 네번째)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제공]

신 회장은 일본에서 롯데홀딩스 경영 현안을 챙기고,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일본 유산 상속 업무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 11일에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면담했다.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가 총리가 관광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 회장은 한·일 셔틀경영을 하면서 그의 장남 유열씨가 일본의 한 롯데 계열사에 입사시켰다. 올해 신 회장이 신 명예회장의 작고 후 한·일 양국 경영권을 거머쥐며 완벽한 '원톱 체제'를 갖추었으며, 이는 곧 후계자의 그룹 입성 시기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유열씨의 일본 롯데 입사는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유열씨는 일본 게이오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으며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지점 등에서 근무했다. 신 회장과 똑같은 전철을 밟은 것이다.

신 회장 역시 일본에서 대학(아오야마 가쿠인대)을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받았다. 노무라증권 런던지점과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하며 한국 롯데 경영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유열씨도 신 회장처럼 조만간 한국 롯데에 발을 들여놓게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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