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올바른 편' 자처한 習…美에 굴복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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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10-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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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전 경제특구 40주년 기념 연설

  • "도전·역풍에도 개방 확대할 것"

  • 런정페이·중난산·캐리 람 등 참석

  • 대미 항전의지·방역 자부심 피력

  • 선전 성공, 사회주의 미래 보여줘

14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경제특구 지정 40주년 기념식 현장. [사진=신화통신]


중국의 개혁·개방 일번지 선전을 찾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스스로를 역사의 올바른 편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을 겨냥했다.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자력갱생에 성공해 세계 경제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14일 선전 경제특구 지정 40주년을 기념하는 연설에서 "세계가 격동의 변혁기로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코로나19 창궐과 경제 세계화의 역행, 보호주의·일방주의 부상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는 "수많은 복잡한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결코 역풍과 소용돌이에 가로막혀서는 안 된다"며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확고부동하게 개방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방형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중국을 선(善)으로 규정하고 미국을 맞은편에 두는 식으로 진영을 가른 것이다.

시 주석은 "경제특구 건설로 세계 각국에 발전 공간을 제공하고 발전 이익을 공유했다"며 "중국의 개혁·개방에 더 많이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826개의 좌석이 마련됐다. 선전 경제특구 지정일인 1980년 8월 26일을 상징한다.

미·중 갈등의 최대 희생양이 된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과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앞줄에 앉았다.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 코로나19 방역에서 미국을 크게 앞질렀다는 자부심이 담긴 포석이다.
 

14일 열린 선전 경제특구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앞줄 오른쪽 둘째)과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셋째). [사진=CCTV 캡처 ]


둥젠화(董建華) 초대 홍콩 행정장관과 캐리 람(林鄭月娥) 현 행정장관 등 5명의 홍콩·마카오 전현직 수뇌가 참석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은 "홍콩과 마카오, 대만 동포들이 경제특구의 발전에 새로운 기여를 하도록 계속 고무해야 한다"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중 '하나의 중국(一國)'에 방점을 찍었다.

전날에는 광둥성의 해병대 기지를 방문해 "국가 주권과 영토, 해양 권익 수호에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전쟁 준비와 경계에 모든 정신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고 독려했다.

미국이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군사 행동을 이어가고, 대만도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홍콩과 대만 등 문제에서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다.

시 주석은 선전의 경제적 성과를 설명하며 개혁·개방의 위력과 중국식 사회주의의 밝은 미래를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선전의 국내총생산(GDP)은 2조7000억 위안으로 40년간 1만4000배 성장했고, 1인당 가처분소득은 6만2500위안으로 40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선전을 '중국 특색 사회주의 선행 시범구'로 육성하기 위한 구체안을 내놨다. 중국식 경제 모델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시 주석은 "선전은 웨강아오 대만구(大灣區, 홍콩·마카오·광둥성을 묶는 경제권) 추진과 일국양제 사업 실천을 통해 사회주의 현대화 실현을 주도해야 한다"며 "이것이 새로운 시대에 당이 선전에 부여한 역사적 사명"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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