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냉전시대’ 대응…소부장R&D, 克日 넘어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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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20-10-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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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GVC)에 충격이 발생하면서 세계 각국이 다른 국가의 산업을 견제하는 이른바 ‘기술 냉전 시대’ 도래가 임박하자,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 대응전략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기존 소부장 관련 R&D 계획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당장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 마련한 고도화 방안은 시야를 넓혀 GVC 재편에 대응해 미래 공급망을 창출하는 방향성을 담았다.

소부장R&D 대응을 일본에 국한하지 않고 세계로 확장하는 것으로, ‘자립을 넘어 도약’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2년까지 소부장R&D에 5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지식재산과 희소금속 등에 대한 R&D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역량 있는 소부장 기업이라면 ‘기업총량제’ 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14일 경제부총리 주재 ‘제5차 소부장 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소부장 연구개발 고도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로 GVC 충격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촉발된 보호무역기조가 심화돼 자국 또는 수요 인접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지역블록화’가 확산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결국 흔들리지 않는 소부장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기술 자립·고도화가 핵심이라고 판단해 이번 대책을 준비했다.
 

[사진=연합뉴스]


대책은 ▲R&D핵심품목 기술자립 및 미래선도품목 선제발굴 추진(투트랙R&D) ▲소부장R&D 성과 창출 기반 강화 ▲협력·축적 중심의 연구 생태계 마련 등 3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먼저 소부장R&D의 초점을 극(克)일본에서 대(對)세계로 넓힌다. GVC 핵심품목(238개) 중에서 R&D가 필요한 핵심품목 85개를 추가로 도출하고, 경제·사회 안보상 내재화 필요성이 높은 6대 분야에 한국판 뉴딜 등과 관련이 있는 3대 분야(바이오, 환경·에너지, 소프트웨어·통신)를 추가했다.

공급망 범위도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현재 공급망 안정’에서 ‘미래 공급망을 창출·선점’하는 것으로 확장했다. 정부는 R&D 핵심품목 9대 분야와 연계해 향후 5년 뒤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창출을 견인할 ‘미래 선도품목’을 발굴하고 투자할 계획이다.

소부장R&D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연구용 특수장비 신속 구매절차를 도입하고, 미래 신소재의 경우 ‘부처간 이어달리기 트랙’를 신설한다. 원천기술은 과기정통부가, 혁신제품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받아 사업을 이어나가는 식이다. 장기연구나 기술축적을 위한 ‘오래달리기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특히, 역량 있는 소부장 기업의 정부R&D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기업참여 제한규정을 완화한다. 핵심전략기술 관련 개발 시 기업 단위로 제한돼 있는 R&D 과제참여 제한 규정 적용에 예외를 두기로 했다. 현재 중견기업은 5개, 중소기업은 3개로 참여가 제한돼 왔다.

기존의 ‘소재 단독 개발’에서 ‘소재+공정+시스템’을 패키지로 개발하는 산학연 융합 연구단을 구성하고, 코로나19로 위축된 R&D 투자 여력 확대를 위해 공급기업 연구비 매칭 부담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장기 개발 기간이 필요한 소부장의 특성을 고려해 협력·축적 중심의 연구 생태계 활성화 기반을 마련한다.

국가연구인프라(3N) 기능을 강화하고, 소부장 지역거점 및 글로벌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시험평가-시범생산-품질인증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첨단소재 실증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소부장 주력 분야인 ‘반도체·이차전지에 대한 중대형 실증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는 소부장 등 차세대 분야에 2022년까지 7조원 이상을 투입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소부장R&D에만 2022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빅3(바이오헬스, 시스템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 분야 R&D에는 내년 2조원을 투입한다. 향후 품목 분석을 통해 추가 예산을 마련하기로 했다.

새로운 위협 수단이 될 수 있는 지재권 및 희소금속의 무기화에 대해서도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2024년까지 영구자석 내 희토류 저감 및 탈희토류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소부장 기술특별위원회’ 및 ‘특정평가’를 통해 소부장R&D 진행상황과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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