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뿔난 소액주주'에게 역대 최대 실적으로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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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10-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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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전기차 배터리 부문 분사 문제로 소액주주의 반대에 직면한 LG화학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LG화학은 12일 3분기 영업이익으로 902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58.7% 늘었다고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이는 당초 시장의 전망치였던 7000억원대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매출도 7조507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대비 8.8% 늘었다.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LG화학이 거둔 분기별 실적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LG화학이 결산 공시 전에 잠정 실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배터리 사업 분할을 앞두고 '주주 달래기' 움직임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17일 전기차 배터리로 대표되는 전지사업부문의 물적분할(분사) 계획을 발표한 이후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분사 발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9일까지 LG화학 주식 6000억원어치를 매도할 정도였다.

오는 30일 전지사업부문 분사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둔 LG화학으로선 주주들을 안심시킬 카드로 잠정실적을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임시 주총에서 분사가 결정되면, LG화학은 12월 출범하는 전지사업부문 신설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된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당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주와 투자자들이 실적 예측과 기업 가치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고 말했다.

LG화학이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주로 가전·자동차 내장재로 쓰이는 ABS와 PVC 등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3분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집 안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이번 잠정 실적 공시에서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배터리 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 관련 매출이 상반기에 집중되면서 3분기에 단기적으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악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분기와 마찬가지로 이번 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금융투자업계는 LG화학의 화학 부문의 호조로 4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4분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가전·가구·플라스틱 수요 증가로 주력인 화학 부문이 호실적을 낼 것"이라며 "LG화학이 올해 말 전지사업부문의 분사를 앞두고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면서 물적분할 추진에도 동력을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9월 17일 배터리 사업 분사 발표 이후 LG화학의 주가가 급락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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