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헝다 대마불사] "공산당에 적극 호응" 400조원 헝다제국 일군 부동산재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10-13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지역경제 떠받치는 기업···중앙정부도 '예의주시'

  • 中정책에 보조···부동산·전기차·관광·스포츠 등 사업 추진

  • 빈농에서 '홍색자본가'로···300억 달러 자산 中 4대 부호로

“너무 커서 무너질 수가 없다.”

최근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恒大)그룹를 둘러싼 부채 위기를 놓고 홍콩 경제일보가 내놓은 기사 헤드라인이다.

이번 부채 위기설에 휘말린 헝다그룹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도 광둥(廣東)성 지방정부였다. 지난달 29일 헝다그룹에 전략적 투자를 한 30여명의 투자자들이 내년 1월까지 만기인 투자금 800억 위안어치에 대한 상환 요구 권리를 포기하고 이를 보통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광둥성 지방정부가 어느 정도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 지역경제 떠받치는 기업···중앙정부도 '예의주시'

광둥성 내 기업 중 연 매출 '톱5'에 드는 헝다그룹은 지방정부 재정수입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헝다그룹이 무너지면 광둥성 지역경제에까지 미칠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광둥성 지방정부뿐만이 아니다. 중국 중앙정부도 헝다그룹의 부채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최근 류허(劉鶴) 부총리 주재로 열린 금융안정발전위원회에서 헝다 부채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상환해야 할 부채는 약 1200억 달러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역내채권 70억 달러, 역외채권 270억 달러에 달한다. 또 은행 128곳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이 340억 달러, 비(非) 은행권 금융기관 121곳에서도 모두 540억 달러어치의 자금을 빌렸다. 헝다그룹이 흔들리면 중국의 50조 달러 규모 금융 시스템에 충격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中정책에 보조···부동산·전기차·관광·스포츠 등 사업 추진
 

[자료=블룸버그]
 

헝다그룹은 자산 2조3000억 위안(약 400조원) 규모의 거대한 재벌기업이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관광, 보험, 스포츠, 자동차 등 다양한 사업에도 진출해 있다. 

주요 사업은 부동산이다. 홍콩경제일보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현재 280여개 도시에서 870여개 아파트 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헝다그룹이 보유한 토지만 약 3억㎡로, 미국 뉴욕 맨해튼 면적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6000억 위안으로, 중국 건설업체 중 1위다.

최근 헝다그룹이 새롭게 주력하고 있는 부문은 전기차 사업이다. ‘중국판 테슬라’가 되겠다는 목표로 이미 6종 신차 모델도 발표해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헝다자동차 주식은 올 들어 주가 누적 상승폭만 3배에 육박한다. 조만간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科創板)에도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관광사업도 벌이고 있다. 2018년 중국에 15개 테마파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성에도 '하이화다오(海花島)'라는 인공섬을 만들고 대규모 리조트를 건설 중에 있다.

헝다그룹은 중국 간판 축구클럽인 광저우헝다 구단주이기도 하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의 축구 육성 계획에 힘입어 축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올해 새로 준공한 경기장은 10만명 이상 축구팬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축구 전용경기장으로 지어질 계획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FC의 캄프누 경기장보다 더 큰 수준이다. 총 투자 액수만 120억 위안이다. 아울러 현재 운영 중인 세계 최대규모 축구학교엔 모두 28억 위안을 투자했다.

이밖에 금융 사업으로도 손을 뻗치고 있다. 헝다그룹은 현재 소비금융, 보험, 은행, 결제시스템 방면에서 사업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다. 산하에 운영하고 있는 헝다생명보험의 지난해 매출액만 400억 위안이 넘는다. 헝다그룹은 중국 성징(盛京)은행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빈농에서 '홍색자본가'로···300억 달러 자산 中 4대 부호로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2019년 10월 신중국 건국 70주년 행사 때 톈안먼 성루에 오른 몇 안 되는 기업인 중 하나다. [자료=웨이보]


400조원 규모의 거대한 '헝다 제국'을 진두지휘하는 건 쉬자인(許家印) 회장이다. 300억 달러 자산을 보유한 중국 4대 부호 중 하나다. 빈농 가정 출신이었던 그는 개혁·개방 바람을 타고 급성장한 광둥성에서 부동산 개발에 뛰어들며 성공했다.

특히 그는 중국 공산당에 충성하는 '홍색 자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 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해 전현직 지도자와 톈안먼 성루에 올라 열병식을 관전한 몇 안 되는 기업인 중 하나다. 2013년 중국 민영 기업인 중 최초로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에 선발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그가 중국 공산당 정책에 앞장서서 발맞추는 데 능하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헝다그룹이 부채위기를 모면한 데는 쉬 회장의 광범위한 인맥과 더불어 중국 정부의 정책을 미리 읽어내는 혜안이 큰 역할을 발휘했다고 했다.

실제로 쉬 회장은 '축구광' 시진핑 주석이 열광하는 축구 사업에 과감히 뛰어드는가 하면, 정부가 적극 장려하는 전기차 사업에도 진출해 정부의 막대한 지원 혜택도 누렸다. 

매기 후 홍콩 중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정부 정책에 맞춰 사업을 하는 것은 극히 중요하며, 그동안 헝다그룹은 이런 점에서 상당히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