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간신히 '정부 동아줄' 잡은 中 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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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10-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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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채 위기서 증자 협약으로 부담 덜어

  • 1300억 위안 투자금 중 800억 위안 규모 보통주로 전환

  • 부채탕감 총력 기울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지난달 29일 진행된 헝다그룹의 투자협약식.
 

부채 상환 압박에 시달리던 중국 헝다그룹이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났다. 정부와 더불어 투자자들과 투자 협약식을 진행하면서, 단기적으로나마 부채 상환 부담을 덜게 된 것이다.

최근 중국 다수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말 헝다그룹은 약 30여명의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투자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장진둥 쑤닝그룹 회장을 비롯해 왕원인 정웨이 국제그룹 회장, 예위안시 광톈지주 회장 등이 헝다그룹 투자자로 참석했다. 

이들은 보유하고 있던 1300억 위안(약 22조4016억원) 규모의 헝다 전략적 투자금 중 800억 위안을 보통주로 전환하기로 협약식에서 서명했다. 

이번 협약식은 최근 헝다그룹이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에 직면해 광둥성 정부에 구조조정을 지원 요청했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달 말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헝다그룹 부채가 8355억 위안 수준이며, 8월에 이미 광둥성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는 루머가 돌았다. 이에 헝다그룹은 성명을 통해 구조조정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며, 그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이번 협약식으로 루머가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헝다그룹은 중국의 많은 지방 정부와 광범위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며 “광둥성과 선전시 정부가 쉬자인(許家印) 헝다 회장의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노력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어찌됐든 헝다그룹은 이번 투자협약 체결로 단기적으로 부채 상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내년 1월까지 상환해야할 부채 원리금은 약 1437억 위안으로 알려졌었는데, 이 중 일부를 해결한 것이다.

다만 헝다그룹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헝다그룹이 이미 대규모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헝다그룹의 공식적인 부채는 약 4500억 위안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기준 자산부채비율은 779.%, 순부채비율은 159.3%다. 이는 업계에서 매우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올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에 직면해 4차례에 걸쳐 달러 표시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쉬자인 회장은 올해부터 향후 5년간은 부채 탕감에만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향후 3년간 매년 회사가 소유한 토지의 907만5000평을 매각해 2022년까지 약 6050만평 토지를 내다 팔아 매년 1500억 위안씩 부채를 탕감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채 탕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펼친 마케팅 공세는 올해 실적 증가로 이어지기도 했다. 올해 9월25일까지 헝다의 누적 매출액은 5049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었다. 지난 6월 30일 기준 회사의 현금 보유액도 2046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향후 헝다그룹의 부채 감축 계획이 현실화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블룸버그는 “헝다그룹은 2012년 이후 매년 신용평가회사로부터 부채를 줄이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며 “쉬 회장이 세운 매년 1500위안 부채 탕감 목표도 지금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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